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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사랑받는 기업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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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받는 기업의 조건
존페퍼 지음 | 권오열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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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푸, 칫솔, 비누, 세제, 기저귀, 생리대, 면도기, 화장품, 커피, 스낵, 애완견 용품, 전문 의약품 등등 수백가지나 되는 일반 소비재 및 전문 상품들을 취급하는 세계적인 회사인 P&G는 국내에서도 외국계 회사로 IBM과 함께 입사선호도 1~2위를 다투는 기업이다.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순위로는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가며, 미국에서 GE 및 IBM과 함께 인재사관학교로 유명하다. 또한 시가총액 기준으로 전세계 기업 중 20위안에 들며, 1837년에 설립되어 역사만 해도 150년이 넘는 장수기업이다. 이런 기업을 놓고 이러저러한 분석을 한 경영이나 경제관련 서적들이 많지만 이 책은 P&G에서 40여년을 함께 한 전임 CEO인 존 페퍼가 쓴 그야말로 P&G의 산 경험이 담겨있는 놀라운 책이다. 

P&G는 개인적으로도 입사하고 싶었던 기업 중에 하나였으나 내가 알기론 원칙적으로 신입사원만을 채용하며 경력사원은 뽑지 않는다고 한다. 그것은 이 책에도 서술되어 있지만 내부인재육성의 원칙이 철저히 지켜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부러웠던 것은 마치 평생 직장과 같은 P&G의 분위기였다. 한번 입사해 거의 평생을 한 기업에만 몸담고 자신의 직업적 능력을 여러모로 발전시켜 나가는 모습이 IMF 이후 늘 명예퇴직 등으로 고용 불안에 몸을 사리는 우리나라의 직장생활과 매우 대비되었기 때문이다. 이 회사도 사업 실패 등으로 구조조정 등이 없지 않았지만 나가는 사람들에게 재교육을 시키고 적극적으로 재취업을 알선할만큼 사람 중심적이라 한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집에 있는 P&G 제품이 무엇이 있을까 쓱 한번 찾아보았는데, 찾기가 쉽지는 않았다. 페브리즈(Febreze)와 질레트 면도기가 전부였는데, 아이의 기저귀나 삼푸, 세제 등은 대개 P&G의 경쟁회사인 유니레버나 킴벌리 클라크, 아니면 우리나라의 LG생활건강, 아모레 퍼시픽 등의 제품을 쓰고 있었다. 그만큼 일반 소비재 분야는 경쟁이 치열한 분야인 것이다. 또한 P&G에 대한 나의 인상은 마케팅 전문기업이란 이미지가 강하다. 사실 P&G에 있다가 우리나라 대기업의 임원으로 영입되는 사람들이 상당수 있다. 그들 중 대부분은 마케팅 분야 임원이 된다. 그걸 보아도 P&G가 일반 소비재 시장의 선두주자에다 마케팅과 브랜드 관리가 강점인 회사임에 분명한 것이다. 

이 책의 가장 큰 강점은 그러한 P&G의 마케팅과 브랜드 관리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를 아주 상세히 알 수 있다는 것이다. P&G가 가지고 있는 수많은 제품과 브랜드가 어떻게 탄생했고, 어떻게 진화해왔으며, 특히 브랜드 관리에 실패한 이후 어떻게 되살려 냈는지에 대해 정말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이를테면 일회용 기저귀 시장에서 팸퍼스가 성형기저귀를 먼저 개발한 이후 마케팅 정책에 실패하여 경쟁사인 킴벌리 클라크의 하기스에 밀린 과정과 그에 맞서 어떻게 제품을 다시 포지셔닝하고, 어떤 결정들을 통해 마케팅을 했으며, 시장에서 하기스보다 3대 1의 우위를 다시 지켜내기까지 어떠한 노력들을 벌였는지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이런 사례가 적어도 50여개 품목에 걸쳐 잘 나와있다. 

이런 사례들을 통해서 P&G가 지켜낸 몇 가지 기본적인 원칙들을 나열하고 있는데, 무엇보다도 가장 큰 것은 소비자의 마음을 읽는 것이다. 그리고 단순한 제품 판매를 목적으로 제품개발과 마케팅, 판매를 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가치를 향상시키겠다는 신념이 그들의 기업 문화 곳곳에 배어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내부적으로는 기업의 핵심가치의 공유와 인재관리 및 보상정책, 건강한 리더십 발휘 그리고 공동체 정신의 함양, 외부적으로는 소비자를 늘 의식하고 비영리 활동을 통해 자사의 핵심가치를 전파하는 일 등을 꼽을 수 있다. 사실 누구나 말로는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것들이지만 실제로 거대 기업들이 실천하기에는 쉽지 않은 일들이다. 

이 책은 여타의 다른 기업이나 경영관련 서적들과 달리 매우 원칙적이다. 초우량 기업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유지하는 비결이 딱히 달리 있는것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특히 이 책의 뒷부분을 읽으면서는 마치 스티븐 코비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을 읽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저자가 P&G의 CEO로서 개인적인 삶의 모델을 노력의 관점에서 봉사, 리더십, 성장, 삶의 특성 관점에서 진리추구, 지식에 근거한 열정, 용기, 끈기, 존중과 신뢰, 근본 가치 관점에서 성실성, 배움, 배려로 나눠 세 가지 관점의 노력을 어떻게 추구해왔는지 설명하는 대목은 기업의 핵심가치와 개인의 삶의 가치가 일치되는 하나의 큰 원칙을 보는듯한 느낌이었다.  

매일 자신이 몸담고 있는 직장으로 출퇴근을 반복하며 자신이 하는 일과 그 가치를 매일 생각해보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다. 오직 생산성과 이윤만을 따지는 직장이란 지옥과 다름없을 듯하다. P&G의 예를 보아도 그 기업이 가진 핵심가치가 생산성이나 이윤이 아닌 사람 중심으로 만들어지고 실천되는 곳에서는 그곳에 몸담고 있는 직원들 뿐만 아니라 그 기업에서 만든 물건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도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P&G도 그러한 자산을 만드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기업들도 P&G에서 임원들만 몇 명 빼와 써먹을 생각만 하지말고 P&G의 기업 문화 자체를 벤치마킹하여 도입하고 우리것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by 북카페 책과 콩나무 - kangsc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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