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의 숲, 초록에 젖다
산사의 숲. 사찰 생태기행. 제목에서 종교적 색채가 느껴지는가. 특정 종교이야기만 나오면 경기를 일으키는 분들도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이름난 사찰이 대부분 경치 좋은 큰산의 품에 안겨있듯이 비교적 보존이 잘된 우리나라의 자연생태는 사찰 주변에 있기 때문에 이름난 사찰을 중심으로 우리의 자연을 살펴보고 보존하자는 의도일 뿐이다. 생태기행이라고 생각해서 거창하거나 어렵게 생각하지 말도록 저자는 말한다. 물론 자연이 품고 있는 모든 식물/동물/조류/곤충/어류 등의 이름을 죄다 알고 있다면 더할나위 없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한번 우리네 생태환경을 돌아보자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불교에서 중요한 숫자인 108개의 사찰에 대한 시리즈로 나온 책 중 3번째인 책이다. 이 책에서는 경기 남양주 운악산의 봉선사를 시작으로 총 10개의 사찰 주변의 자연을 다루고 있다. 책의 구성을 먼저 살펴보자면 사찰에 얽힌 유래나 기원 등에 대한 설명과 주변 환경에 대한 기술로 각 장을 시작한다. 그러다가 천천히 동선을 따라가면서 주변의 자연생태를 우리에게 이야기해준다. 중간중간 사진과 더불어 어떤 식물이 살고 어떤 어류가 개울에 기거하고 계절마다 어떤 꽃들이 피는지 저자는 동화 한편을 읽어주듯 잔잔한 어투로 이야기한다. 특히 주변에 특별히 천연기념물이나 보존 가치가 있는 동식물이 있다면 좀 더 지면을 할애하여 다루기도 한다. 그리고 현재의 보존 방법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하기도 하고 자연보호에 앞장서고 있는 사찰에 대해서는 아낌없는 칭찬을 날리기도 한다.
<현장학습>이라는 명목으로 멀리 갈 필요가 없을 듯 하다. 해외 자연 유산도 좋지만 내가 살고 있는 곳 가까운 곳에도 이렇게 자연과 친해질 수 있는 곳들이 무수하게 많다고 생각하니, 정말 자연에 너무 무심했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아이들과 함께 가까운 사찰을 찾아 자연을느끼면서 우리나라 생태계를 이루고 있는 동식물들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함께 공부해 보면서 가을을 맞이하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출처] [오늘의 책콩] 산사의 숲, 초록에 젖다 - 김재일 (북카페 책과 콩나무) |작성자 오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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