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 앤 더 시티>>의 사라 제시카 파커가 "나는 뉴욕과 사랑에 빠졌어!"라고 말하기 훨씬 전부터 나는 서울과 사랑에 빠졌다.
외갓집 옥상에 누워 차가운 공기와 밤하늘 총총한 별에 감탄하다가도 며칠 지나면 서울에 가고 싶어 머리가 지끈지끈했다. 집이 아니 서울. 그때가 국민학생이었으니(난 분명 국민학교를 나왔다.) 나의 사랑도 참 오래 되었다. 결혼 후 본의 아니게 서울을 떠나 멀리 와 있지만 여전히 내 마음은 서울에 있다. 서울은 내가 태어나고 나를 만든 도시, 나를 자유롭게 하는 도시다.
그런데 여기, 자신의 도시를 더 사랑하는 이가 있다. 사랑하는데 머물지 않고 토박이의 눈에 비친 진짜 샌프란시스코의 모습을 소개한다.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는 지구상 유일한 보헤미안의 도시 두 곳 중 하나다.(다른 한 곳은 파리다.) 진정한 보헤미안인 그는 그래서 파리에서 살기도 했고 이제는 샌프란시스코에서 한껏 보헤미안 삶을 누리고 있다. 그에게 보헤미아란 자유와 창의다. 자기 안의 창의력을 펼치고 누구의 눈치 보지 않고 자유로운 정신을 누리는 보헤미안이 샌프란시스코에선 가능하다.
저자 에릭 메이슬의 일상을 보니 그 말에 거짓이 없다. 그는 카페에서 글을 쓰고 스쳐 지나가는 이들과 영혼의 대화를 나누며 서로를 존중하지만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다. 샌프란시스코의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는 유대인, 중국인, 동성연애자들도 각자의 위치를 지키며 샌프란시스코가 문화와 예술을 창조하는 힘을 잃지 않게 한다. 작가들이 사랑한 도시답게 상상력과 창의력에 무한한 자유를 달아주는 힘을 가진 다양성과 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 책 <<보헤미안의 샌프란시스코>>는 여행서적이다. 그러나 당신이 샌프란시스코를 관광하려는 마음에 집어들었다면 과감이 그 마음을 버려야 한다. 이 책은 불특정 다수를 위한 '무슨무슨 여행 가이드'가 아니라 특정한 목적(예술을 하든 안 하든 예술가로서 삶을 유지 또는 찾으려는)과 특정한 독자(역시 예술가의 정신을 갖고 살아가려는)를 위한 여행서적이다.
여행전문가의 심도 깊은 여행기나 아마추어의 에세이식 여행서적과도 또한 다르다. 앞서 말했듯이 저자는 샌프란시스코에 발붙이고 살아가는 토박이이기 때문이다.
그가 소개하는 샌프란시스코 여행은 집을 나서서 오른쪽으로 버널힐을 오르고 이어 포럼 스트리트를 따라 내려가 에드워드 양식과 빅토리아 양식의 집들과 라틴계 살림살이가 늘어선 블록을 지난다. 어느덧 부둣가인 샌프란시스코 만에 이르러 만을 바라볼 수 있는 벤치에 앉아 커피와 페스트리를 먹다가 다시 차이나타운으로 발길을 옮긴다. 이젠 유니언 스퀘어로 향하다가 대형서점 보더스에 들러 책도 보고 해가 지면 근처 라운지에서 코폴라 메롯을 한 잔 마신다.
그는 이렇게 산책을 제안한다. 그가 이 책을 쓴 목적을 이해하는 이라면 심지어 유적지에서 사진 남기는 것이 가장 가치있다 여기는 여행자일지라도 샌프란시스코만은 여유로이 산책을 하며 여행을 완성할 것이다.
그러나 사실, 이 책은 여행서적이 아니다. 예술가로서의 삶을 오래동안 생산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열쇠가 감정적으로나 존재론적으로 그러한 삶을 유지할 수 있는 지지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생각한 저자가 샌프란시스코를 배경으로 자신의 작가론을 정리한 것이다.
크고 작은, 그러니까 아이를 키우며 작가로 일하는 것부터 소재를 다루고 글을 쓰고 책을 내고 편집자를 설득하고 마케팅을 하기까지 작가라면 겪지 않고 지나갈 수 없는 모든 과정에 대한 작가론을 이제 글을 쓰려는 작가 지망생들을 상대로 조언한다. 방법적인 이야기가 '글을 쓰는 것'이지만 다른 예술을 꿈꾸는 이에게도 해당된다. 그러니 작가 에릭 메이슬이 예술인을 상대로 창조력 강의를 하고 있는 것이지 않겠나.
그런데 사실, 이 책은 샌프란시스코를 배경으로 한 작가론도 아니다. 자신의 삶을 지지해주는 곳에서 살며 자기 재능을 창의적으로 발휘하고 자유로운 정신을 잃지 않고 살아가려는 모든 이들을 격려하는 책이다. 당신이 어디에 살든 매일 아침 눈을 떠서 아침을 먹고 늘상 다니던 곳을 오가고 일을 하고 하루를 마무리하는 동안 자신만의 멋진 작품을 남겼으리라 격려한다. 그러다 또다시 힘이 필요해지고 내 안의 샘솟는 무엇인가 부족해졌을 때 이곳, 샌프란시스코에 오면 원하는 것을 얻어갈 수 있으리라 말한다.
그렇다. 사실 이 책은 샌프란시스코 예찬론이다. 그런데도 저자의 편애가 밉지 않은 것은 우리 모두 마음 한켠에 자신이 살고 있는 곳에 대한 애정이 담뿍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휴식이 필요할 땐 샌프란시스코에 오라는 그의 말에 웃으며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것이다.
외갓집 옥상에 누워 차가운 공기와 밤하늘 총총한 별에 감탄하다가도 며칠 지나면 서울에 가고 싶어 머리가 지끈지끈했다. 집이 아니 서울. 그때가 국민학생이었으니(난 분명 국민학교를 나왔다.) 나의 사랑도 참 오래 되었다. 결혼 후 본의 아니게 서울을 떠나 멀리 와 있지만 여전히 내 마음은 서울에 있다. 서울은 내가 태어나고 나를 만든 도시, 나를 자유롭게 하는 도시다.
그런데 여기, 자신의 도시를 더 사랑하는 이가 있다. 사랑하는데 머물지 않고 토박이의 눈에 비친 진짜 샌프란시스코의 모습을 소개한다.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는 지구상 유일한 보헤미안의 도시 두 곳 중 하나다.(다른 한 곳은 파리다.) 진정한 보헤미안인 그는 그래서 파리에서 살기도 했고 이제는 샌프란시스코에서 한껏 보헤미안 삶을 누리고 있다. 그에게 보헤미아란 자유와 창의다. 자기 안의 창의력을 펼치고 누구의 눈치 보지 않고 자유로운 정신을 누리는 보헤미안이 샌프란시스코에선 가능하다.
저자 에릭 메이슬의 일상을 보니 그 말에 거짓이 없다. 그는 카페에서 글을 쓰고 스쳐 지나가는 이들과 영혼의 대화를 나누며 서로를 존중하지만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다. 샌프란시스코의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는 유대인, 중국인, 동성연애자들도 각자의 위치를 지키며 샌프란시스코가 문화와 예술을 창조하는 힘을 잃지 않게 한다. 작가들이 사랑한 도시답게 상상력과 창의력에 무한한 자유를 달아주는 힘을 가진 다양성과 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 책 <<보헤미안의 샌프란시스코>>는 여행서적이다. 그러나 당신이 샌프란시스코를 관광하려는 마음에 집어들었다면 과감이 그 마음을 버려야 한다. 이 책은 불특정 다수를 위한 '무슨무슨 여행 가이드'가 아니라 특정한 목적(예술을 하든 안 하든 예술가로서 삶을 유지 또는 찾으려는)과 특정한 독자(역시 예술가의 정신을 갖고 살아가려는)를 위한 여행서적이다.
여행전문가의 심도 깊은 여행기나 아마추어의 에세이식 여행서적과도 또한 다르다. 앞서 말했듯이 저자는 샌프란시스코에 발붙이고 살아가는 토박이이기 때문이다.
그가 소개하는 샌프란시스코 여행은 집을 나서서 오른쪽으로 버널힐을 오르고 이어 포럼 스트리트를 따라 내려가 에드워드 양식과 빅토리아 양식의 집들과 라틴계 살림살이가 늘어선 블록을 지난다. 어느덧 부둣가인 샌프란시스코 만에 이르러 만을 바라볼 수 있는 벤치에 앉아 커피와 페스트리를 먹다가 다시 차이나타운으로 발길을 옮긴다. 이젠 유니언 스퀘어로 향하다가 대형서점 보더스에 들러 책도 보고 해가 지면 근처 라운지에서 코폴라 메롯을 한 잔 마신다.
그는 이렇게 산책을 제안한다. 그가 이 책을 쓴 목적을 이해하는 이라면 심지어 유적지에서 사진 남기는 것이 가장 가치있다 여기는 여행자일지라도 샌프란시스코만은 여유로이 산책을 하며 여행을 완성할 것이다.
그러나 사실, 이 책은 여행서적이 아니다. 예술가로서의 삶을 오래동안 생산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열쇠가 감정적으로나 존재론적으로 그러한 삶을 유지할 수 있는 지지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생각한 저자가 샌프란시스코를 배경으로 자신의 작가론을 정리한 것이다.
크고 작은, 그러니까 아이를 키우며 작가로 일하는 것부터 소재를 다루고 글을 쓰고 책을 내고 편집자를 설득하고 마케팅을 하기까지 작가라면 겪지 않고 지나갈 수 없는 모든 과정에 대한 작가론을 이제 글을 쓰려는 작가 지망생들을 상대로 조언한다. 방법적인 이야기가 '글을 쓰는 것'이지만 다른 예술을 꿈꾸는 이에게도 해당된다. 그러니 작가 에릭 메이슬이 예술인을 상대로 창조력 강의를 하고 있는 것이지 않겠나.
그런데 사실, 이 책은 샌프란시스코를 배경으로 한 작가론도 아니다. 자신의 삶을 지지해주는 곳에서 살며 자기 재능을 창의적으로 발휘하고 자유로운 정신을 잃지 않고 살아가려는 모든 이들을 격려하는 책이다. 당신이 어디에 살든 매일 아침 눈을 떠서 아침을 먹고 늘상 다니던 곳을 오가고 일을 하고 하루를 마무리하는 동안 자신만의 멋진 작품을 남겼으리라 격려한다. 그러다 또다시 힘이 필요해지고 내 안의 샘솟는 무엇인가 부족해졌을 때 이곳, 샌프란시스코에 오면 원하는 것을 얻어갈 수 있으리라 말한다.
그렇다. 사실 이 책은 샌프란시스코 예찬론이다. 그런데도 저자의 편애가 밉지 않은 것은 우리 모두 마음 한켠에 자신이 살고 있는 곳에 대한 애정이 담뿍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휴식이 필요할 땐 샌프란시스코에 오라는 그의 말에 웃으며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