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서평]

세렝게티 전략

 

세렝게티 전략

스티븐 베리 지음 | 권오열 옮김
서돌 2009.10.12
펑점
 

기본적으로 경제,경영 관련 서적은 늘 어렵게 생각되는지라 600페이지가 넘는 이 책을 펼치는데 많은 주저함이 있었으나 새로운 이야기에 대한 유혹은 그 주저함을 늘 넘어서고 만다. 세렝게티. 탄자니아 서부에서 케냐 남서부에 걸쳐 있는 3만km²가 넘는 땅으로 30여 종의 초식동물과 육식동물 그리고 500종이 넘는 조류들이 함께 살아가는 곳이다. 언젠가 내가 꼭 가보고 싶은 곳이기도 하다. 세렝게티 초원에 살고 있는 동물들에게서 배우는 전략이라니, 대부분의 전략을 다루는 책들이 어려운 경영이론들로 가득차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호기심이 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인간의 사업 전략이나 경영 이론은 수시로 변하고 있지만 세렝게티에 둥지를 틀고 있는 동물들은 고도로 경쟁적인 환경 속에서도 자신만의 숙련된 전략을 이용해 생명을 유지하고 평생 그 습관을 이용함으로써 전략의 지속성 부분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다는 것이 이 책의 기본 뼈대이다.

 

그렇다면 세렝게티의 수많은 동물들 중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전략을 가지고 있는 동물들은 무엇일까? 저자는 기린, 코끼리, 얼룩말, 하마, 치타, 혹멧돼지, 사자, 코뿔소, 누영양, 하이에나, 악어, 타조의 전략을 그들이 살아가는 방법과 본능적인 습성을 통해, 인간 기업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자세한 사례까지 들어가며 설명한다.

 

각 동물들의 전략에 대해 간단하게 언급하자면, 기린은 지구상의 포유동물 중 가장 뛰어난 시력을 가지고 있는데, 바로 이 시력 즉 비전이 자신이 하는 모든 일을 주도하게 하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코끼리는 자신의 영리함을 전략적 도구로 이용하는데, 우리 역시 비즈니스의 핵심 영역에서 필요한 지식들로 무장함으로써 경쟁력 차별인자를 구성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다음으로 얼룩말은 5가지의 전략을 상황에 맞게 구사함으로써 위협에 대응하는데, 우리 역시 한가지 행동에만 집착할 것이 아니라 얼룩말 전략을 통해 변화를 시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물 속에서는 강의 제왕으로 군림하지만 육지에서는 느리고 둔한 존재인 하마의 전략은 바로 자기 영역 사수와 틈새 시장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다. 그리고 치타는 빠른 속도로 시장을 선점하는 능력이며 혹멧돼지는 자신의 약점이 무엇인 줄 알고 보호할 줄 아는 현명함이다. 육식동물의 왕으로 대접받는 사자의 전략은 바로 역할 분담과 팀 빌딩이다. 2톤 무게의 거구인 코뿔소는 멈추지 않고 돌격하는데 일가견이 있으며 누영양은 숫자로 밀어붙이면서 생존을 보장받는 전략을 구사한다. 흔히 초원의 청소부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하이에나는 남들이 놓친 가치에 주목하는 전략을 사용하며 악어는 잠행과 기습 작전에 탁월한 능력을 보이는 파충류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타조는 속임수의 고수이다. 즉 허세 전략이 때로는 비즈니스에서 필요할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간단하게 정리를 해놓고 보면 그냥 각 동물들의 특성을 나열해 놓은 것처럼만 보일지 모르나 책 속에서는 각 동물의 전략이 적절하게 이용되어 성공한 사례들과 과도하게 한 전략에만 집착하여 실패한 사례들이 담겨있어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우리가 비록 세렝게티에 살고 있는 동물들의 전략을 본받는다고는 하지만 우리 인간에게는 그 동물들을 넘어서는 능력이 있다. 바로 모든 전략들을 필요할 때마다 변경하고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이다. 각각의 동물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전략만을 평생 이용하지만 우리 인간은 필요할 때마다 각각의 전략으로 신속하게 방향 전환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략이란 재미없고 어렵고 특별히 능력있는 사람들만이 세울 수 있다는 잘못된 신화를 버리고 저자가 말했듯이 5살짜리 아이도 이해할 수 있는 전략을 세우는데 동참해 보도록 하자.


'[서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곱 사장 이야기  (0) 2010.01.07
상처가 꽃이 되는 순서  (0) 2010.01.06
래리킹 원더풀 라이프  (0) 2010.01.04
차폰 잔폰 짬뽕  (0) 2009.12.31
바보사장의 머릿속  (0) 2009.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