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흉기
히가시노 게이고
랜덤하우스코리아
히가시노 게이고는 일본을 대표하는 유명한 추리소설 작가로 알려져 있으며, 작품을 발표할 때마다 언제나 새로운 소재와 치밀한 구성, 생생한 인물묘사와 스토리의 빠른 전개로 정평이 나있는 저력있는 작가다. 안타깝게도 난 히가시노의 작품은 처음 접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추리소설이라는 이유말고도 작가에 대한 설레임과 궁금한 마음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아름다운 흉기는 그동안 여타 소설에서 다루어지지 않았던 소재인 스포츠 과학과 운동선수들의 실력향상을 위한 도핑으로 인해 관련된 사건의 발단과 과학적 배경지식을 바탕으로 연쇄살인을 묘하게 접목시키고 있다. 독자들로 하여금 생소했던 분야에 대한 관심과 이목을 집중시키고 히가시노 특유의 필체의 매력으로 점점 빨려들게 만들었던 소설이다.
아름다운 흉기에 등장하는 주요인물들은 모두 스포츠 선수들이거나 그와 관련된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성공과 부를 위한 인간의 탐욕과 욕망으로 인해 그들의 인생은 뒤틀리기 시작하고, 결국 우발적이지만 살인까지 이르게 된다. 거짓을 덮기위한 방법은 또다른 범죄가 되고, 여기에 유일한 목격자였던 타란툴라의 무자비하고 잔혹한 복수가 시작되는데...
인적이 드문 별장지대에 거대한 체구의 한 여성이 감금되어 그의 스승으로 보이는 다른 남자에게 지독한 훈련을 받는 이야기로 아름다운 흉기는 시작한다. 그들의 관계는 누가봐도 감독과 선수의 모습으로 보였지만 단순한 그런 관계만이 아닌, 어딘가 석연치 않은 점들이 스토리 곳곳에 녹아있다. 선수는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선수가 아닌 거의 동물에 가까운 모습, 아니 운동하는 기계나 로봇처럼 묘사되고 있는 부분역시 독특한 매력으로 다가온다.
뒤이어 전직 스포츠 스타 네 명이 이 별장안으로 숨어드는데 이 분위기 또한 심상치 않았고, 감독으로 보였던 스포츠 닥터인 센도와 이들 4명의 전직 스포츠 선수들이 맞닥들이며 뜻밖에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센도의 죽음을 원했던건 아니었지만 이들 네 명의 스포츠 스타들에게 과연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던건지 유스케, 쇼코, 준야, 다쿠마는 센도의 죽음을 위장하기 위해 아예 별장을 불태우고 만다.
감금되어 있던 여성은 이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가 되고, 여기에 더 주목할 만한 사실은 그녀의 외적인 묘사를 보면 인간이 아닌 병기에 가깝다는 사실이 이 소설의 긴박감과 흥분을 한껏 고조시킨다. 일명 타란툴라로 불리우는 그녀는 사건이 일어남과 동시에 감금되었던 장소에서 컴퓨터와 연결되어있던 CCTV로 이들의 모습을 확인하고, 곧이어 저장되어있던 데이터를 뽑아 그녀만의 잔혹한 방법으로 무시무시한 복수를 시작하는데...
군더더기없는 깔끔한 히가시노만의 필력과, 기발한 소재, 연쇄살인범과의 쫓고 쫓기는 스릴러에 이 책의 매력에 금새 빠져들고 말것이다. 내가 소설을 선택할때 가장 눈여겨 보는 부분은 작가의 전직을 먼저 살펴보는 버릇이 있는데, 작가의 뛰어난 상상력과 더불어 완벽하고 자연스러운 플롯이 확실한 기반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 그들만의 매력인것을 이미 맛보았기 때문이다.
추리소설에서 빠질수 없는 요소인 충격적인 반전으로 아슬아슬한 곡예를 타는 기분으로 책의 마지막부분을 읽는 순간까지 단 한 순간도 지루하지 않았으며, 특히 쇼코의 계획되었던 음모는 그 재미를 톡톡히 불러일으켰다. 배신과 음모, 복수와 연쇄살인이라는 특성에 새로운 소재로 인한 책의 재미는 더할나위없이 만족스러웠다.
by 북카페 책과 콩나무 - 지젤(wldps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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