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당신에게 - 내 삶을 향기롭게 만드는 기분 전환
오오하시 시즈코
리수
멋쟁이 할머니의 일기장을 몰래 읽은 것 같은 그런 느낌이다.
담담하면서 내 하루하루를, 내가 느낀 감정들을 조단조단 풀어나가는 글. 특별히 기교가 들어가 있는 것도 아니고 꼭 다른 사람에게 잘 보여야 한다는 강박관념도 없는 그런 소박한 글이다. 물론 작가분의 생활은 수많은 해외 여행과 많은 사람들과의 만남이 포함되어있어 우리가 평소에 경험해보기 힘든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약간의 하이라이트가 포함된 평범함이라고나 할까. 아마도 나의 하루하루를 써내려가고 싶다면 나도 딱 이 정도의 생활이었으면 좋겠다는 느낌이다.
꼭 시간의 순서에 따를 필요가 없다. 그냥 내 머릿속에 혹은 마음 속에 떠오르는 소재 하나로 나의 경험과 접합시켜 소박하게 써놓은 글 한자락에 우리는 이렇게 행복해진다. 인사, 만남, 문안, 생일, 선물, 무지개, 소포, 편지, 티타임, 찻잔...등등 주위의 모든 것들이 이야기가 되고 그림이 된다. 지금 나에게 백지 한장을 주고 아무 글이나 써보라고 한다면 난 어떤 이야기로 시작을 할까..곰곰히 생각해 본다. 다른 사람이 써놓은 글을 읽을 때는 나도 저 정도쯤이야 술술 쓰겠는걸...하면서 오만을 떨다가도 막상 백지를 마주하면 내 머리속도 백지가 되버리는 것이 바로 작가와 작가가 아닌 사람의 차이가 아닐까 한다. 한참 뒤에야 나는 생각해냈다. 2009년이 며칠 앞으로 다가온 지금, 올해 감사해야할 사람들에게 감사 연하장이나 써볼까 하고 말이다. 한참을 생각한게 고작 이 정도이다.
1921년생이니 이제 아흔을 바라보는 할머니가 썼다고는 생각되지 않을만큼 깨끗하고 단아한 글들인데 현재도 여성지에 책의 제목과 같은 <멋진 당신에게>라는 타이틀로 글을 연재하고 있다고 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흔한 비유일지 모르지만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찾게 되는 허브차 한잔, 배고플때 마시는 핫초코 한잔, 점심 후 졸리울 때 마시는 블랙커피 한잔처럼 단순하고 작은 행복이 그리울 때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읽고 싶을 것 같은 그런 수필집이다
by 북카페 책과 콩나무 - 오즈(flyo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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