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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아이디어, 놀면서 낚아올려라

 




아이디어, 놀면서 낚아올려라
크리스바레즈브라운 | 황지영 옮김
아름다운날

아이디어를 즐겁게 낚을 수 있는 방법

1. 학창시절엔 발표하는 것을 참 두려워했다. 사람앞에만 서면 이상하게 심장이 두근두근거리고, 얼굴은 붉어지고, 목소리는 떨리고. 그래서 발표시간만 되면 부러 선생님과 눈이 맞지 않기 위해 고개를 숙이거나 딴청을 피우곤 했더랬다. 그러다가, 발표하는 것에 자신이 생긴것은 정말 우연찮게 일어났다. 중학교때 무용시간이었는데 이른바 창작무용을 하는 것이었다. 자신이 음악을 정하고, 그 음악에 맞춰 무용을 하면 되는것이었다. 음악 정하는것부터 쉬운 일이 아니었다. 친구들에게 물어 물어 겨우 한곡 정했지만, 주제, 중심내용, 무용동작등 생각할것이 산더미였다. 그나마 다행스러웠던점은 함께하는게 아니라, 혼자서 정하면 된다는 것. 사실 고민만 잔뜩하고 결국 시험당일날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음악을 틀어놓고 그 음악에 맞춰 몸만 움직였다. 그런데 뜻밖에 선생님이 A를 주셨고, 칭찬을 해주셨다. 그후로 자신감이 붙었던 것 같다. 발표도 마찬가지였다. 처음엔 떨리고 무섭고 두려웠는데 점차 그 두려움이 없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두려운건 '아이디어를 내는 일'이었다. 발표같은 경우엔 내가 준비만 철저히 하면 어떻게든 해결이 되었지만, 아이디어를 낸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반짝'하고 떠오르는게 없었다. 아주 가끔은 '아, 그래 이거다' 라고 생각되는게 있긴 하지만, 극히 드물었다. <아이디어, 놀면서 낚아라>라는 책을 보자, 그런 내가 자신감을 갖게 도움을 줄것 같았다. 무엇보다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는것 역시 일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것을 놀면서 낚아올릴수 있다는 말에 귀가 솔깃했던 것 같다.

2. 내가 너무 '아이디어'에만 집착을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이 책도 '어떻게 하면 아이디어를 놀면서 터뜨릴 수 있을까' 생각하며 집어 들었는데 아이디어도 아이디어지만, 이 책에서 난 삶의 쟁점에 대한 통찰력을 기르는 연습에 더 빠져들었던 것 같다. 실제로 그 부분이 아이디어를 내는 것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하기도 한다. chapter 1~4까지 삶의 쟁점에 대한 통찰력을 기르는 연습을 했고, chapter 5,6 에서 아이디어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았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5장, 6장의 내용이 바로 언급될꺼라 생각했는데 1장부터 4장까지 창조적 마인드를 갖고, 창조성을 사용하고, 내 마음의 주술사가 되어보기도 하고, 상황을 파악해보면서 '아이디어'를 즐겁게 낼 수 있는 마음가짐을 확고히 다질 수 있었던 것 같다. 삶에 대해 관점을 달리 해본 시간이라 더 의미있었다.

3.
'상태의 변화가 감지되면 잊지 마세요. 멈춰서 생각해야 한다는걸.' (p78)

그렇다. 상태의 변화가 감지되면 멈춰서 생각해 볼 줄 알아야 한다. 하지만, 나는 그저 달리고만 있었다. 그게 바른 길이라 생각했다. 그리고는 길이 막혀버리면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했다. 감정, 영혼, 신체, 정신의 변화가 감지되면 멈춰서 한번 더 생각해보리라 다짐해본다.

4.
'창의력을 펼치는 데는 정답과 오답이 없습니다. 우리가 뭔가를 시도해 보기 전에는 일이 어떻게 풀릴 지 알 수가 없으니까요. 자, 그러니 발로 뻥차고 나가봅시다.' (p90 中)

아이디어를 낸다는것, 창의적인 생각을 한다는것에 겁을 먹었던 이유는 아마도, 내가 낸 생각이 다른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하면 어떡하나..잘못된 생각이면 어쩌지 하는 불안 때문이었던 것 같다. 창의력을 펼치는 데에는 정답과 오답이 없다. 하지만, 나는 오답일꺼라 미레 겁을 먹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5.
'아이디어는 세상을 바꾸지만 생각은 세상을 바꾸지 못합니다. 아이디어는 행동으로 옮겨질 수 있지만 생각은 생각으로 끝나기 때문입니다.' (p 121 中)

아이디어와 생각이 다른 점이 뭘까? 어떻게보면 비슷한게 아닌가 싶었다. 다만 조금 다른점이라면 아이디어는 창의적인 생각이어야 하며 기발해야 된다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아이디어는 세상을 바꾸지만, 생각은 세상을 바꾸지 못한다는 글을 접하고서 '맞아' 고개를 연신 끄덕여 본다.

6. '
문제가 발생된 지점에서 그것을 해결하려고 하면 절대 불가능하다. 필요한 것은 관점의 전환이다 - 아인슈타인 ' (p 137)

아하! 이 책에는 어쩌면 이리도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문장이 많은지 모르겠다. 문제가 발생된 지점에서 해결할려고 발버둥치다 결국 포기한적은 없는가? 관점의 전환, 생각의 전환을 잊은채 그저 그곳에서만 해결해야 된다고 떼를 쓴 적은 없는가? 반성해보게 된다. 관점의 전환이라..아이디어를 내는것에서 벗어나서 더 크게 삶을 살아가는데에도 참 필요한것이 아닐까 싶다.

7.
'마크 트웨인이 말했다. 경험으로만 배우는 것이 항상 좋은것만은 아니다. 뜨거운 솥뚜껑에 앉아서 크게 데어본 고양이는 차가운 솥뚜껑에도 앉지 않는다.' (p190 中)

경험은 중요한 것이라 생각했다. 한번 크게 데어보고 나면 더 주의하게 되니 말이다. 하지만, 한번 데이고 나서 그 경험을 하기 싫어 비슷한 것만 봐도 몸을 움추리게 된다는 생각은 해보질 못했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참 공감이 가는 문장이었다. 나역시 그 고양이 같지는 않은지.

8. <아이디어, 놀면서 낚아라> 라고 해서 처음에도 언급했듯이 그저 단순히 아이디어를 낚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적어놓은 글이라 생각하기 쉬운데 인상깊은 문장을 적어놓은 것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아이디어를 내기 전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되는지, 삶을 어떻게 살아야 되는지도 알려주고 있다. 공감가는 문장이 많아, 읽으며 참 많이 끄덕였던 책이다. 삶의 자세를 이야기하고 있는 자기계발서적과 다른 것은 그렇게 공감되는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이 책의 본질인 아이디어 발상법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주고 있다는 점이다. 더불어 아이디어가 생각나지 않을땐 어떻게 하는게 좋은지도 알려주고 있고 저자의 경험담도 실려 있다.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책의 구성이다. 빡빡한 글로만 쒸어진 것이 아니라, 중간 중간 그림과 놀이형식 (p97~99) 을 접해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편집부분에서 미처 고려하지 못한 '옥의티'가 한가지 있었는데 97쪽의 '즐겁게 지내기 위한 제안과' 98쪽의 '가면놀이세트'가 붙어 있다는 점이다. '즐겁게 지내기 위한 제안'을 선을 따라 냉장고에 붙이면 98쪽의 가면놀이세트를 활용할 수 없고, 가면놀이세트를 활용하기 위해 가면을 오리고 나면 97쪽을 활용할 수 없으니, 참 아쉽다. 99쪽의 가면놀이 세트 경우에는 오리고 나면 100쪽의 글이 적힌 책내용을 훼손할 수 있어 오리지도 못하는 현상을 낳고 만다. 그저 눈으로 활용하는 것이 아닌, 가위로 오려내야만 활용할 수 있는 이런 것들은 페이지를 따로 분리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 다음에는 이 부분도 고려한다면 더 좋을것이다.

지루하지 않아 더없이 좋았던 책, 더불어 삶과 마음가짐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 <아이디어, 놀면서 낚아올려라> 였다.

by 북카페 책과 콩나무 - 별이(rubiya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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