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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철학의 끌림

 




철학의 끌림
강영계
멘토프레스

기획과 구성이 좋다. 전통을 뒤엎고 새로운 사상을 제시한, 20세기를 뒤흔든 3대 혁명적 사상가 - 마르크스, 니체, 프로이트의 사상의  핵심적인 내용뿐 아니라 그들에게 영향을 준 환경적 요인들과 사람들까지 쉽게 설명하고 있다. 연대기 순서가 아니라 좀 반복되는 부분도 있으나 어린시절부터 사상이 완성되어지기까지의 과정이 지루하지 않고 무엇보다 챕터별로 주어진 제목들과 친절한 각주가 전체적인 이해를 돕는다.  가족이나 연인, 친구를 비롯한 인간관계나 동반자들과의 갈등 등 잘 알려지지 않은 세 사람의 사적인 부분들도 흥미를 유발해 쉽지 않은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가독성이 높다. 

시대의 산물인 사상은 어떤 면에서는 시대를 뛰어넘어 빛을 발하기도 하고 때론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이 책의 주인공인 세 사상가는 공통점이  바로 그것인데 나는 그것이 과연 매우 긍정적이고 훌륭하며 존경받을만한 업적인지는 확신할 수가 없다. 오히려 부정적인 면들이 훨씬 더 많이 느껴지는데 이 책의 저자가 기독교를 부정한 세 지식인의 입장에서 책을 저술했으니 나는 기독교적인 입장에서 서평을 쓰겠다. 자본주의 경제의 병폐를 진단하여 자본주의의 붕괴를 외친 마르크스가 주장한 노동하는 인간이 주체가 되는 사회주의 사회의 건설은 이미 우리가 알다시피 무너져 버렸다. 마르크스가 앵겔스와 연구에 평생을 바치는 동안 그의 아내는 가난에 찌든 삶에 회의를 느꼈고 그의 아들은 비참한 생활을 못견디고 8살에 죽었버렸다. 마르크스나 니체는 결국 새로운 종교를 만든 것이고 그것이 공산당이요 철학인 것이다. 볼셰비키 혁명 후에 레닌이 처음 한일은 붉은 광장에서 하늘을 겨냥해 거대한 대포를 발사하고 신은 죽었다고 선포한 일이었다고 한다. 역시 '신은 죽었다' 고 외치며 기독교적 전통가치의 허구를 파헤치고 새로운 인간의 삶을 제시한 니체는 20세기 지식인의 표어가 되었다. 그의 똑똑한 철학을 요약하면 결국 '하나님은 죽었다' 이지만 결국 공산당이 무너진 것처럼 니체의 말로는 정신병원에서 밝은 대낮에 어둡다면서 울부짖으며 죽어갔으니 하나님을 놓친 그의 모습은 불쌍한 현대인 중 한 사람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죽은자는 말이 없다지만 그가 죽은 후에도 영향을 끼친 전세계의 수많은 젊은이들이 그에게 보낸 존경과 열정이 옳은 것인지는 하나님만이 아실 일이다.

유대인의 신분으로 핍박을  받았고, 대학교수의 꿈을 포기하고 의사가 될 수밖에 없었던 지식인 프로이트는 의식되지 않는 무의식의 세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인간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바로 무의식의 세계라고 역설했다. 내가 가장 흥미롭게 읽은 부분이 프로이트인데  꿈과 노이로제, 히스테리 등에 관한 연구는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다. 왜 프로이트를 현대 정신분석학에서 채택하여 정신질환 치유에 사용하는지도 내 짧은 지식으로도 조금은 이해가 된다. 그러나 그의 성충동 연구에  반기를 든 제자들과 갈라서면서까지 깊어진 그의 연구는 꿈의 과정을 통해 정신질환의 원인을 알아낼 수 있을 수는 있지만 그가 얘기한 것처럼 인간의 영적문제를 근본적으로 치유할 수는 없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것들 중 유일하게 사람은 영혼을 가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정신과 영혼을 혼동하지만 그것은 엄밀히 다른 것이다. 영을 가진 사람만이 종교생활을 하고 진리를 쫓으며 철학을 연구하는 영적인 활동을 한다. 개를 비롯한 동물에게도 자신에게 잘해주는 좋은이에게는 충성할수 있는 정신이 있지만 아무리 아이큐가 높은 원숭이라도 종교생활을 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영이 없다는 증거다. 영을 창조하신 이는 하나님으로, 따라서 인간은 하나님을 만나야 행복해 진다고 말하는 것이 기독교이다. 

나무가 땅에 뿌리가 박혀 있어야 잘 자라는 것처럼, 물고기가 물을 만나야 숨을 쉴 수 있는 것처럼...존재하는 것에는 창조의 원리라는 것이 있다. 석가를 비롯한 전세계 수많은 위인이라 불리우는 사람들과 철학자들이 어떻게 하면 인간이 행복해지며, 인간의 근본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진리를 쫓아왔지만 글쎄...건강하고 행복한 인간의 삶과 사회의 건설을 위해 평생을 바쳤다고 세 사람에게 극찬을 보낸 저자의 말대로, 마르크스와 니체, 프로이트는 과연 그 문제를 풀어냈느냐고 반문하고 싶다. 이상주의자였던 그들의 연구에의 열정과 끈기, 도전 등은 충분한 존경할만한 부분이지만 신의 존재에 대한 도전은 역사적으로 성공한 적이 없다고 말하고 싶다. 서양철학의 궤변과 사상 등 그 저변에 깔린 기독교를 기독교라고 믿는 사람들이 사실 더 위험하긴 하지만  반기독교를 외치며 창조한 새로운 사상이 현대의 새로운 고통의 창출로 이어졌을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by 북카페 책과 콩나무 - 삐리리(tazzo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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