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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에도가와 란포 전단편집 1 - 본격추리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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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가와 란포 전단편집 1 - 본격추리 I
에도가와 란포 지음 | 김소영 옮김
두드림

매년 여름이면 물밀듯이 쏟아져 나오는 공포영화들 속에서 진짜 무서운 영화를 고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개중에는 코믹 공포나, 공포 잔혹극 등등 다른 장르와 접합해 그 정체성을 잃어버린 것들도 많다. 하지만 올해 여름은 어쩐 일에선지 공포영화를 찾아보기 힘들다.

 워낙 어지간한 소재를 다 써먹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공포영화로 흥행을 노리기보다는 스타를 기용한 영화나 대형 블록버스터 급 영화들로 승부를 보겠다는 심산인 듯하다. 하지만 공표영화의 계절을 기다려온 사람들에겐 아쉬운 일일 수밖에.

 아쉬운 마음을 달래기 위해 공포 소설을 집어 든다면 공포소설 대신 추리소설을 읽으라고 추천해주고 싶다. 공포소설은 웬만한 상상력을 지니지 않고서는 이미지를 만들어내기 힘들기 때문에 영화로 보는 것만큼의 시각적 청각적 효과를 얻기 힘들다. 오히려 추리소설을 읽으며 흉악한 사건의 범인을 찾는 것이 더 재미있다. 주어진 단서들을 가지고 탐정보다 먼저 범인을 찾는다면 슬쩍 뻐겨 볼만도 하고, 탐정의 추리를 넋 놓고 바라봐도 재미있다. 셜록 홈즈 시리즈가 괜히 베스트셀러겠는가?

 셜록 홈즈 시리즈나 애거서 크리스티와는 다른 색다른 추리소설을 읽고 싶다면 올 <에도가와 란포 전 단편집>을 추천한다. 에도가와 란포라는 이름이 낯익다면 둘 중 하나다. 추리소설을 열심히 읽었거나, 일본 탐정 만화를 열심히 읽었거나. 추리소설을 열심히 읽었다면 에드거 앨런 포우(Edgar Allan Poe)의 이름을 한번쯤 들어보았을 것이다. ‘어셔가의 몰락’, ‘검은 고양이’ 등 그의 대표작을 놓치지 않았을 테니까.

 에도가와 란포는 그의 이름에서 필명을 딴 일본 추리소설 작가다. 일본에서는 ‘일본 추리소설의 아버지’라 부를 정도로 유명한데 추리소설계에는 그의 이름을 딴 상이 있고, <소년탐정단> 등의 작품들이 만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일본의 유명 만화 ‘명탐정 코난’ 등장인물들의 이름에서도 그에 대한 오마주를 엿볼 수 있다.

 이렇게 유명한 그이지만 국내에는 그의 이름을 낯설어 하는 사람도 많다. 이제껏 정식으로 그의 소설이 번역되어 나온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대표작인 ‘음울한 짐승’이나 ‘D언덕의 살인 사건’ 등 몇몇 작품이 미스터리 단편선에 실린 적은 있지만 그의 온전한 단편선은 처음이다.

 단편집이라고 해서 얕봐서는 안 된다. 51편의 단편이 두꺼운 세권의 책으로 나뉘어 나왔다. 500쪽이 넘어가는 두꺼운 책이다. 여차하면 목침 대신 베고 잘 수 있는 두께다. 자기전에 볼만한 책이라는 소리는 절대 아니다. 자기전에 읽으려다가 자세를 고치고 앉아 한편이 끝날 때까지 열심히 읽게 될지도 모른다.

by 북카페 책과 콩나무 - 씨엔(iandy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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