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은 모르지
미레아 무어 | 나선숙 옮김
크림슨
'너 그거 모르지?'라며 약올리는 책 제목이 눈길을 끈다. '내가 뭘 모르고 있다는 거야?'라며 어린애마냥 곧바로 대꾸를 하며 책을 폈다. 저자는 알고 대다수의 여자들은 모르는 그것. 나는 그것이 알고 싶다. 단순한 호기심과 아울러 '남녀 관계'라는 삶의 숙제를 풀어나가는데 도움을 받고자 한다.
이 책을 보니 '존 그레이'의 소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가 떠오른다. 그 책에 대해 이야기 하는 걸 자주 봤었고 공감되는 부분이 많다길래 읽어 보았었다. 그러나 크게 공감되지 않았다. 남자의 특성과 여자의 특성을 논한 부분을 보면서, 남성의 특성 중 많은 부분은 여성의 특성 같은 느낌이 들었다. 반대로 여성의 특성 중 많은 부분은 남성의 특성 같았다.
여자들은 모른다고 말하며 데이트 코치를 해주고 있는 지은이 미레아 무어와 조디 굴드도 여성과 남성의 성향 차이를 나열한다. 대표적인 성향 차이로, 데이트를 바라보는 태도를 꼽는다. 남자는 데이트의 목적을 '즐기는 자체'에 둔다. 반면 여자는 '남편을 찾는 것'에 목적을 둔다. 때문에 저자는 남자의 데이트 방식이 더 현명하다고 말하며 그걸 배우라고 지적한다.
아-! 어렵다. 저자와 나의 생각은 어느 경계 선에서 상반되어 가고 있었다. 그래서 더 어려워지는 것인지 모르겠다. 저자가 말하는 남녀의 성향 차이가 사실인지 여부도 모르겠으며 또한 사실이라 할지라도 그걸 꼭 따라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물론 장점은 받아들이고 단점은 최소하 하는 게 현명한 삶의 방식일 것이다. 하지만 차이는 어디까지나 차이이다. 차이를 동일하게 만들어 버리면 그것은 '도'도 아니고 '레'도 아니고 '미'도 아닌 애매모호한 음이 되어있지 않을까. 여성도 아니고 남성도 아니고 중성도 아니고 그 무엇도 아닌 게 아닐까. 저자 말대로 여성의 a,b,c,d 같은 성향과 남성의 e,f,g,h같은 성향이 있는데, 남성의 성향이 더 효과적이라고 여성의 a,b,c,d를 버리고 남성의 것을 따르라는 것은 '여성들이여! 자신감을 갖으라'는 이 책의 또다른 주제와 상반되는 것이 아닐까.
103쪽 저자의 말에 공감한다. '남녀관계는 어느 면에서 삶의 숙제를 받는 것과 같다.' 그 숙제는 결코 수학문제보다 쉽지 않고 영어문제보다 더 생소하기만 하다. 저자와 생각 면에서 상이한 것도 많았지만 배운 것도 있다. 만남이나 헤어짐에 있어서 항상 성실하고 정직하게 데이트하라는 것을 명심해야 겠다. '안 되겠다고 솔직하게 말하는 사람보다 당신을 속이려 드는 사람이 더 불쾌하지 않는가?'라는 물음이 와닿는다.
저자는 최소한 백 명의 남자를 만나고 나서 짝이든 파트너든 고르라고 한다. 다양한 남자를 만나기를 권유하는 저자의 당찬 모습이 인상 깊었다. 최소 백 명이라... 핸드폰에 저장된 남자를 합치면 백명이 될까를 생각해 본다. -_-; 삶의 숙제를 생각보다 더 어렵게 풀어나가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하고 괴롭다. 책을 보기 전에 어떤 도움을 받으려 했던 나의 생각이 조금은 짧은 생각은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제 인생의 삶의 숙제는 결국 자기의 몫이란 생각도 든다.
by 북카페 책과 콩나무 - 쏘심이(nansys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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