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렁증 예방 백신
울렁증 예방백신이라.
어떤 내용의 책일지 단박에 알수있게끔 잘도 지었다.
책의 내용을 너무 잘 나타낸 책이라 지하철에서 누가 제목을 볼까 오그라들기도 했지만.
(누가 소심녀아니랄까봐 별 것아닌 부분에 신경을 다 쓴다.)
난 사람들이 주목하는 것을 인식하는 순간 홍당무가 되어버린다.
어렸을적부터 다음날 발표할 일이 있으면 전날밤 잠을 못이루었고,
사적인 자리에서조차 자유롭게 내 생각을 이야기하기 힘들어했다.
물론 나에게 이런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나름 유머감각도 있고, 센스도 있고, 멍석만 깔아주면 정말 재미나게 남을 설득시키는 재주또한 있다(라고 생각한다.)
가끔은 그렇지만 또 가끔은 아니다.
왜 그때그때 상황과 주변인물에 따라서 이렇게 달라지는 것일까?
그리고 어떤 사람앞에서든지 당당해지고 자신감있게 얘기할 수는 없는 것일까?
난 이책에서 답을 구하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책의 소개에서도 나와있지만,
맞다. 이 책으로 인해 울렁증이 100% 해소되고 새로운 인간으로 태어나길 바라기보다는
나의 문제가 정말 심각한 것이 아니고, 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는 문제라는 것을 깨닫는 것이 요지인것같다.
저자는 조금이나마 더 자신감있게 앞에 나서고, 생각을 전환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책을 썼으리라.
난 대인기피증까지는 아니더라도,
이 책의 증상들의 반 이상은 나의 이야기 인것 같았다.
특히나 모든 일을 나혼자서 해결하려고 전전긍긍한다는 부분은 무릎을 탁치며 공감했다.
다른사람을 배려한답시고,
부탁받는 이는 별로 어렵게 생각하지도않는데 나혼자 이리저리 생각해보다 끙끙거리며 일을 해결하는 것.
생각해보면 난 늘상 이런식이었다.
어제도 지인과 맥주한잔을 기울이며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나는 생각이 너무 많다고.
단순하게 생각하면 되는것을 이상황 저상황 너무 생각하다가 머리만 복잡해지고 나만 힘들어진다고 말이다.
정작 해결되는것은 없는데,
생각의 생각을 거듭하다보면 나만 피곤해지는데 말이다.
세상모든 일이 내 책임이 아닌데도,
내 권리를 주장하지 못하고 양보하고, 조금이라도 내가 손해를 봐야 마음이 편해지고,
그것은 남을 배려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자기 만족일 뿐이라는 것을 깨달아야하는데,
난 지금껏 내 마음을 속이면서 지내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 마음이 편하지 않다면 그건 아닌것이다.
소심녀이기에 달리 감정을 표출할곳이 없어 내 마음이 더 갑갑한것같아
지난주에도 감정을 다스리는 법(!)에 관한 심리학책을 몇권 빌려왔었다.
어찌보면 모두 비슷한 맥락의 내용을 담고있다.
지나친 나르시시즘도 곤란하겠지만,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울렁증도 해결될수 없다.
자기애가 없는 사람이 어찌 자신감을 갖고 울렁증을 극복할 수 있겠는가.
자신을 사랑하면 상대방도 진정으로 사랑하게되고, 상대방을 진정으로 사랑할 줄 아는 이는
세상을 사랑할 수 있게 된다.
이야기가 세계평화쪽으로 흘러갔나.
어찌됬건,
가장 중요한건 자기애이다.
상대방의 반응을 혼자 짐작하고 상상해서 시도도 해보지 않고 포기하지 말고,
내 생각을 믿고, 일단 한번 마음가는데로, 하고 싶은데로 부딪혀보면
어느순간 "울렁증"은 안드로메다로 날아가 버리지 않을까?
[출처] [오늘의 책콩]울렁증 예방백신 (북카페 책과 콩나무) |작성자 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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