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숲 2010.05.20
왜 울지 말라는 것일까? 때로는 울어도 좋을때가 있거늘~~~. 제목이기도 한 이글을 책속에서 발견하고서야 왜 울지말고 당당하게란 제목이 붙었는지 알게 되었다. 수많은 여성들이 나온다. 여인(女人) 여인 그들은 누구일까? 누군가의 아내이며 누군가의 어머니이며 누군가의 딸인 그들은 여성이라는 이름의 여인들이다. 나 또한 그런 여인들 중 한명이겠지 싶었다.
참으로 묘한 책을 선물 받았다. 포장을 띁으면 나타나는 작은 상자, 그래서 노트인줄 알았다. 누군가 나에게 약간 비싼 노트를 선물한 것이라고, 그 안에 담겨져 있는 것은 바로 누런 빛깔의 책, 화려하지도 않았고 소박한 이미지를 담은 그런 책이었다. 요즘 책들은 다 화려한 빛을 자랑하거늘 이런 책이라니 그안 에 담겨진 수많은 여인네들, 저자 하종강이 만난 여인들, 그 여인들의 이야기 속에 내(?)이야기도 함께 실려 있었다. 맞아~ 그때는 그랬어 공감하며 읽어내려갔다. 세상에서 한발짝 물러서 관망하던 나에게 과거를 기억하게 만들어 주는 그런 책이다.
노동자 하면 먼저 떠오르는 이름 전태일, 그리고 그 어머니 이소선여사, 한명의 아들을 가슴에 묻고 수많은 노동자의 어머니로 다시 태어난 사람, 그분을 떠올리게 만들어 준 수많은 여인들, 그분을 20살 나이에 처음 만었었다. 벌써 이십년전 일인가 까마듯하다. 우리가 당연한듯 챙기는 생리휴가에 대한 에피소드(그것을 에피소드라 읽어도 되려나 모르겠다) 하긴 70년대 중반에 일어난 일이니 생리휴가를 얻기위해 벌어졌던 일들, 지금은 웃으며 얘기할수 있지만, 근로기준법 조항 하나하나에 그렇게 선배 노동자들의 투쟁이 눈물겹게 서려있다. (P.129) 그때는 생리휴가는 커녕 월차도 없었다. 아니 제때 챙기기 힘들었을 것이다.
여성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가야 했던 여인들, 노동자라는 이름으로 구로공단에서 방직공장에서 청계천에서 일했던 수많은 여성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들이 하종강의 글을 통해 그의 목소리를 통해 하고 싶은 말을 전달한다. 우리는 단지 일하고 싶은 것이라고 인간적인 대우를 받으며 사람답게 살아가고 싶다고 우리의 말을 들어 달라고 외치고 있다.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어두운 구석에서 일하는 여성들의 환경은 그다지 바뀐것 같지 않다. 왜일까? 장시간 저임금에 시달려야 하고 해고의 위협에 직면해야 하는 수많은 여성들, 누가 그들을 대변해 줄것이며 그들의 자리를 안정되게 지켜 줄 것인가?
저자 하종강, 1955년 생 30여년간 노동분야에서 일을 한 사람, 1994년에 전태일문학상 수상, 강의를 다니며 만났던 여인들에 대한 이야기가 쓰여져 있다. 가장 힘든 곳에 근무한다던 어떤 중년 부인, 그래서 강의 한줄보다 오히려 더 잠이 아쉬웠던 그 여인의 깊은 잠에서 안스러움을 느꼈다. 근로기준법이라, 노동 3권이라, 지금 나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아마도 습관화가 되버린 관망을 하고 있는 것이리라. 구경꾼인양 세상을 바라보게 된 습관, 언제부터 이런 습관이 들었지? 나도 모르는 사이 든 습관이 참 오래도 간다.
"사람들은 나를 보고 노동운동을 했다고 하는데 내가 지금까지 15년 동안 해온 일은 '근로기준법대로 하자'는 주장이상이 아니었습니다. 근로기준법은 노동자가 인간의 모습을 유지하기 위해서 지켜야 할 최저의 기준입니다. 따라서 근로기준법이 지켜지지 않는다는 것은 우리 사회의 노동자가 이미 인간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그동안 했던 활동은 단지인간선언일 뿐이었습니다. 우리의 노동운동은 지금 인간선언의 절박한 요구로부터 출발하고 있는 것입니다." (P.132)
[출처] [오늘의 책콩] 울지 말고 당당하게 (북카페 책과 콩나무) |작성자 우렁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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