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스토리 2010.05.08펑점
이 세상에서 엄마와 친구만을 제외하고 모두 새 것이 좋다고 한다. 간혹 친구도 사귄지 얼마 안되는 새동무가 좋을 때도 있겠지만, 엄마 만큼은 새엄마가 아닌 헌 엄마가 좋다. 그런 엄마표 나라...누구나 다 가지고 있는 엄마표 나라..
물론, 유년시절 엄마를 빨리 여의였다면 비록 존재는 하지 않겠지만 마음속 엄마표 나라는 있으리라...
외동이라면 엄마표 나라가 하나겠지만, 형제가 여럿이라면 하나이지만 각자가 느끼는 나라는 또 다르리라.
저자는 1남 5녀의 막내딸이라 그녀가 알고 있는 나라 외 5개의 나라가 더 있으련만~그녀는 엄마와 마흔살 - 그러니깐 4번의 강산이 변하는 갭이 있다. 나 역시도 엄마랑 마흔살의 차이가 난다.
유년시절 우리 엄마는 안그래도 나이가 들어보이는데 한복집까지 하는 탓에 항상 한복에 쪽진 머리를 하고 있어 반아이들은 엄마를 '할매'라 불렀고, 나는 그 소리가 너무나도 싫어서 엄마 아닌척 하기를 여러번 했었다.
지금에서야 생각하면 할매가 아니라 호호할매 소리를 들을 지언정, 그런 엄마라도 계셨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지만 말이다.
나이차가 많아서 난 꼭 일찍 시집가서 일찍 딸을 낳아서 친구처럼 지내리라 했는데, 내 나이가 벌써 낼모레면 마흔이 되니..
나와 나의 엄마처럼 앞으로 나도 나의 딸아이와 4번의 강산을 변하고 만나지 않을까? 아님 더 차이가 날 수도 있구 말이다.
(미래의 딸아이가 여고생이 되어도 친구처럼은 아니더라도 이모처럼 보이기 위해서라도 더욱 젊게 살아야 겠다^^)
엄마들은 처음 날 때는 각자가 다르지만 엄마라는 호칭을 가지면 모두 같아지나 보다.
울 엄마도 저자의 엄마처럼 샤먼교를 믿는터라 꿈자리가 뒤숭숭할라치면 촛불켜고 물 떠 놓는 건 기본이며, 좀 더 찜찜하면 굵은 소금으로 등교길 뒷통수에 뿌림을 받고, 아주 나쁘면 고춧가루를 태우기도 하였다.
엄마들은 모두 다 같은가 보다.
그리고 엄마들만이 쓰는 단어랑 말은 꼭 있다.
밥상에 그릇 포개놓고 먹으면 엄마 초상칠 때 아버지 초상도 함께 친다는 둥, 문턱 밟고 다니면 재수없다는 둥, 덜 마른 옷 입고 나가면 구설수에 휘말린다는 둥, 밥 먹은 제 밥그릇에 물 부어 마셔야 부자 된다는 둥, 악한 끝은 없어도 선한 끝은 있다...
지금에서야 돌아보면 엄마말이 죄다 맞는 말이였지만 당시에는 어찌 그리도 잔소리로 들렸는지...소귀에 경읽기라고 나에게 아무리 잔소리를 해도 그때뿐이라고...지지리도 말 안듣는다고 날 볶아되면 난 항상 이렇게 말했다.
'엄마 내가 소띠라서 그렇지....그러니깐 소귀에 경 읽는 거지...'이렇게 말하면 엄마는 어처구니 없다며 몇 안남은 이를 드러내며 환하게 웃으시곤 했는데, 참 아쉽게도 엄마 사진 한 장 남지 않은 것이 아쉽다. 주름 많아서 미운 얼굴이라며 사진 찍는 걸 너무나도 싫어했기에....
호미도 날이언마는 낫같이 들 리 없으니이다. 아버님도 어버이이신마는 어머님같이 괴시리 없세라....
그렇다. 아버지의 사랑 또한 크고 따뜻하지만 엄마표 사랑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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