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 매니지먼트
김성희, 김영한 지음
국일미디어
레드 퀀이 앨리스에게 이렇게 말한다.
“같은 곳에 머물지 않으려면 전력을 다해 뛰어야 한단다. 지금보다 적어도 두 배는 빨리 달려야 해”
이런 조언을 아끼지 않은 레드퀸은 루이스 캐롤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체스 판의 말 중 하나로 레드퀸의 나라는 항상 주위가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아무리 빨리 달려도 제자리에 머물게 된다. 마치 런닝머신 위를 뛰는 것처럼, 변화와 같은 속도라 달리면 나아갈 수가 없는 것이다. 이런 레드퀀 효과는 변화가 빠른 상황에서 적당한 대처가 가져오는 위험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안타깝게도 이 레드퀀 효과는 치타와 가젤의 속도경쟁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 우리자신에게도 나타난다. 모두들 레드퀀의 이상한 나라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이 책은 이런 레드퀸의 나라에서 그 속도 전에서 생존할 수는 기업의 매니지먼트를 소개하고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책에서 제시하는 문제 해결과 의사결정의 모델이었다.
대부분의 기업은 문제해결을 프로세스로 수행한다.
주로 문제분석 -> 원인분석-> 해결안 모색-> 실행 -> 사후관리. 이렇게
이 책도 이런 문제해결의 프로세스의 뼈대는 같았지만 상하관계가 아닌 matrix조직으로, 문제의 요소를 철저히 피라 미터로, 퍼실리테이터의 역할이 강조되어 참여 형이 된다는 점이 사뭇 달랐다.이른바 위키 디시전으로 아래 5단계를 거친다.
1. 문제를 객관화하라 (PA)
2. 다양한 대안을 찾아라 (AA)
3. 이상적 해결안을 만들어라 (SA)
4. 최고의 아이디어를 선택하라 (DA)
5. 90일 실행계획을 짜라 (AP)
이 5단계의 프로세스를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이해해야 하는 것이 몇 가지 있는데 그 중에 하나는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퍼포먼스 피라미드이다. 케임브리지대학의 대학의 교수들이 만들었다는 이 모델은 문제의 본질은 퍼포먼스이며 퍼포먼스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이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그리고 그런 요소들이 어떤 계층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었던 것 같다.
간략히 말하자면 퍼포먼스의 영향을 주는 요인을 10가지(품질, 타임, 위크플로, 비용, 고객만족, 유연성, 생산성, 마켓, 재무, 비전)로 추리고 그 10가지의 요소들이 실무, 일하는 방법, 전략이라는 계층에 속하게 되는 것이다. 역시나 가장 상위 층은 비전이 자리 잡는다. 그 다음이 마켓과 재무로 이루어진 전략, 그 아래층이 고객만족, 유연성, 생산성으로 이루어진 프로세스, 제일 아래층이 품질, 시간, 위크플로, 비용으로 이루어진 실무인 것이다. 다시 좌우는 외부효과와 내부효율로 나뉜다.
특히 이 피라미드에서 중요한 것은 전력, 프로세스, 실무로 이루어진 레벨의 개념인 것 같았다. 왜냐하면 레벨에서 문제들이 상호 연관해서 작용하기 때문인데 품질향상을 하자니, 비용이 올라버리는 tradeoff문제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각각의 레벨에 따라 분리하여 해결책을 제시해야 하는데 여기서 위키디시전은 이 레벨의 문제해결 방안을 메트릭스로 구성하였다. 덕분에 피라미드모델은 3D로 입체적인 모습을 갖는다. ^^
이처럼 1단계(PA)에서 핵심문제가 피라미드상의 피라 미터로 전환되고 그 계층에 맞게 2단계(AA)에서 이 피라미드 매트릭스를 이용해서 대안을 찾는 것이다. 특히 매트릭스 각 셀의 하단 부분에는 TRIZ의 40가지 해결원리(외우고 싶을 정도로 간략하고 강력한 해결원리다!)가 알맞게 배치되어 있어 쉽고 빠르게 TRIZ의 해결원리를 이용해서 찾거나 대안을 찾을 수 있는 것 같았다. 3단계(SA)역시 이 TRIZ의 해결원리를 이용하여 우수사례를 찾거나 벤치마킹을 할 수 있는데, 이처럼 우수사례의 베스트 프렉티스로 대안의 모델을 만든다면 의사결정시 자신감과 안정감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았다. 물론 어디까지나 참고이지만…… ;;
이제 드디어 의사결정이다 4단계인(DA)로 여기서 머뭇거리는 안 된다고 한다 바로 의사결정의 가치가 시간과 프로세스로 나뉘어 지기 때문이다. 물론 리스크는 충분히 검토되어야 하지만.
마지막으로 5단계(AP) 90일 실행플랜이다.
여기서 퍼실리테이터의 역할이 정말 중요한 것 같았다. 프레젠테이션에서 참가자와 스폰서의 사이에서 사회자를 맞아야 하며 말 그대로 촉진자, 촉매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회의에서 퍼실리테이터의 유무에 따라 달라지는 결과는 대단했다. 내가 주로 회사회의시간에 가진 불만들이 없을 때 목록에 다 들어있었기 때문이다. 예전에 이 퍼실리테이터에 관한 책의 표지만 몇 번 본 적이 있는데 챙겨서 보아야겠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
이 퍼실리테이터가 제대로 되어야지 매트릭스조직이 가능하고 제대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았다.물론 참가자들과 스폰서들의 자제와 의지도 중요하겠지만
위키 매니지먼트라는 제목을 달고 나온 책은 정말 매니지먼트의 책이다. 그것도 이상한 레드퀀의 세상에 살고 있는 나에게는 아주 고마운 책이었다.
단지 소개만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이용할 수도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잘 정리된 부록의 업무매뉴얼로 사용되어도 부족한 게 없을 것 같았다. 그리고 나는 꼰대가 되지 말고 퍼실리테이터가 되어야겠다는 다짐도 해본다. 그게 더 재미있지 않을까? 적어도 회의시간은 더 재미있어 질 것 같다.
by 북카페 책과 콩나무 - 항해자(grayr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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