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두얼굴
EBS제작팀
지식채널
길을 걷다 우연히 누군가가 하늘을 올려다 보는 것을 목격했을 때 당신은 어떻게 하는가. 함께 그 하늘을 바라보는가, 아니면 그냥 지나치는가.
난 솔직히 말해 전자 쪽이다. 누군가가 물끄럼히 보지 않고 힐끗만 봐도 난 아마 그쪽을 바라봤을 것이다.
예전에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EBS에서 방송하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본 적있다. 다른 사람들이 다 다른 답을 말할 때 혼자 옳은 답을 말할 수 있는가에 대한 것이었다. 문제의 답은 다른 사람들부터 말하기 시작하며 피실험자가 옳은 답을 말할때 다른 사람들이 힐끔거리기 시작한다. 결과는 어땠을까? 피실험자는 문제가 거듭될수록 옳은 답을 말하는 데 눈치를 보다가 결국엔 자신이 틀린 것이 아닌지 의심하기 시작한다. 상황에 동조하는 것이다.
또 이런 실험도 있다. 책임감에 대한 것인데, 다섯명의 피실험자가 시험을 보는 상황이다. 감독관이 시험지를 주고 밖으로 나간다. 감독관이 밖으로 나가자 마자 쿵 소리와 함께 신음 소리가 들린다. 과연 피실험자는 감독관을 도와주러 갈까? 결과는 이랬다. 피실험자가 한명일 경우 그 사람은 거의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도와주러 가고, 둘일 때는 거의 도와주러 가고, 셋일때는 웬만하면 가고, 넷 이상인 경우는 거의 안간다고 한다. 다수의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책임감이 경감되는 까닭이란다.
이 책 <인간의 두 얼굴>은 그 때 방송했던 세번의 프로그램을 정리해 책으로 묶은 것이다. 책 속에는 프로그램 속의 실험장면들이 사진과 함께 담겨져 있다. 단순히 한번 보고 지나치는 방송 프로그램의 제약에서 벗어나 책으로 대중을 만나게 된 것이다. 책속 EBS 방송팀은 이런 여러가지의 실험을 통해 사람의 심리와 책임감, 호기심 등등을 다방면에서 이야기한다. 책 속 심리학자들의 말에 따르면 평범한 사람들은 상황에 많이 좌우된다. 한걸음 떨어진 상태에서 "나는 그 상황에도 그러지 않을 거다"는 것은 사람들의 오만한 말이라고 한다. 그 상황에 처하면 사람들은 대부분 상황에 좌우되어 대다수의 사람과 같은 행동을 하게된다는 것이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최근 방송되었던 맥도날드의 커피 광고가 생각났다. 같은 커피에 2000원과 4000원이라는 가격표를 붙였을 때의 마시는 사람들의 서로 다른 반응. 그 광고를 보고 나도 그럴까 라고 생각하며 '설마 맛이 같은 데 저렇게 반응하겠어?'라고 넘겨버렸지만, 아마 비슷한 상황에 놓이면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싼 것에 좀 더 호감을 느끼리라 생각한다. 맛이라는 하나의 정보만을 가지고 가치를 매기기에는 불안해서 여러 다른 정보를 무의식 중에 수집하고, 그에 따라 조금이라도 나은 위치에 있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다.
책은 참 재미있었다. TV 프로그램을 본 다음이지만 책으로 보니 그때의 프로그램을 다시 정리해주고, 실험들을 한눈에 다시 볼 수 있어 재미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한번쯤 읽어봤으면 하는 책이다.
아, 옥의 티 한가지.
첫번째 챕터의 첫 부분, 첫 문장에 오타가 있다는 것. 맨 앞부분이라 원고를 체크할때 늘 눈에 띄었을 텐데 왜 체크하지 못했을까? 교정에도 좀더 신경써 주었으면 좋았을 텐데 말이다. 다음 인쇄때에는 꼭 고쳐지길 바란다.
by 북카페 책과 콩나무 - 씨엔(iandy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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