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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일어나라 인권 OTL


일어나라 인권 OTL

한겨레21 편집부 지음
한겨레출판사 2009.12.31
펑점

대한민국의 인권을 보는 여섯 개의 시선이라는 부타이틀이 붙은 이 책은 그야말로 인권이라는 말을 붙이기도 어려운 실상 그 자체를 보여준 기록이다. <한겨레21>은 대한민국 인권의 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현장을 취재하였고 30여 차례에 걸쳐 연속기획으로 연재하였다고 한다. 음...읽는 내내 낯설지 않는 풍경들 속에서 불편한 마음을 감출 길이 없는 경험을 했고 '행복에 적합한 생활수준을 누릴 권리가 있다' 라는 세계인권선언 중 한 문장이 가슴에 경종을 울린다.  행복...행복에 적합한 생활 수준...누군가는 호화판 생활이 행복에 적합한 수준이고, 누군가는 전기가 나갈 염려 없이, 식량이 떨어질 걱정없이 생계만이라도 유지했으면, 하는 정도...때론 누군가는 이 땅에서 그냥 비난받지 않고, 차별대우 받지 않고 살수만 있어도 행복하겠다고 말한다. 그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은 나로써는, 그냥 저냥 살아가는 내가 갑자기 무뇌아처럼 느껴져서 행복...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것이 인권이 일어나게 하는 시작이 아닌가 하는 안일한 착각마저 일으킨다...그리고 곧 잊혀지겠지만. 그러한 나 자신에 대한 불온한 생각들이 머리를 흔들어놓고 그러면서도 가슴 한켠에는 왠지 모를 죄책감에 시달려야 하는 이 책이........밉다.  

책은 세계 인권 선언문중 6 개의 조항으로 나뉘어 이주 아동들, 청소년 인권, 노동자, 형편없는 주거를 하는 노숙인, 교도소 사람들, 장애인, 최소한의 임금도 받지 못하고 죽어가는 방송계, 영화계 사람들...그리고 국가의 폭력과 군복무체제, 인간답게 죽고 싶은 사람들의 이야기, 길 위의 인권 등 아주 세부적이고 소상한 인권침해의 현장들을 고발하고 있다. 자신의 현실과 더 가까이 있는 사항들에 어쩔 수 없이 마음이 끌린다고 나는 청소년 인권과 저소득층의 이야기가 더욱 마음아프게 다가왔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인권의 사각지대가 우리 사회에 생각지도 못한 부분으로 존재한다는 것에 놀랐고 우리가 매일 겪는 지옥철이나 길 위에서 버려지는 시간 등 많은 부분들이 인권침해에 해당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너무 오랫동안 힘들게 읽은 책이다...스스로 권리 찾기라는 것과 일어서는 것을 당췌 못하는 사람들을 알게 되었으니 이제 그들을 도와, 아니 도울 수는 없어도 돕자고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이나 단체에게라도 힘이 되어주어야 할텐데...이 의무감과 사명이 조금 오래 지속되면 좋으련만...나는 나 자신을 믿을 수가 없어서 부끄럽다. 말 그대로 오티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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