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를 읽은 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났기에 앞의 5권의 내용이 사실 정확하게 떠오르지는 않았던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약간의 분위기, 등장인물들 그리고 글의 전반적인 느낌 정도를 어렴풋하게 기억할 수 있었던 정도가 아닐까 한다.
(또한, 영화도 상당히 재미있게 보았던 기억이 있지만, 그 가운데 인상적이었던 것은 어떻게 보면 메인테마의 노래 가사의 일부와 이를 부르고 있었던 돌고래 정도가 아닐까 한다.)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지만, 현재의 상황이 나름 이것저것 복잡한 부분이 없지는 않았기에, 다시금 앞 권의 책들을 읽을 엄두를 내지는 못했던 것 같다. 사실 5권이라고는 하지만, 다른 책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책의 사이즈가 작고 그리 두껍지 않으면서 재미있는 책들이기에 다시 읽으려고 생각만 한다면 가능했겠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약간의 게으름과 귀찮음으로 인해 우선적으로 6권을 만나보고 다시금 생각해보자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던 것 같다. “대체로 무해함”이라는 생각 하에서 말이다.
이번 책을 통해서 다시금 만났던 아서, 포드, 트릴리언 등은 크게 변함이 없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이 책들의 요소요소들을 읽어 나가면서 새롭게 6권을 쓰고 있는 작가 또한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의 애독자이자 팬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그래서 솔직히 다시금 만난 조금은 황당한 이야기들과 전개 방식들에 당황스러움을 느끼기도 했지만, 또 그런 상황들과 그 엉뚱함이 또 다시 매력으로 느껴졌던 것 같다.
새로운 작가인 ‘이오인 콜퍼’에 대해서는 알고 있는 것이 거의 없기 때문에 얼마만큼 이번 책에서 그의 느낌을 살리고 있는지는 솔직히 잘은 모르겠지만, 조금은 걱정스러웠던 점이 없지는 않았었는데 생각보다 재미있었고, 앞의 5권의 책들과 자연스럽게 연결되어진 듯한 느낌이 들었던 것 같다.
이번에도 역시 이 이야기에 적응하지 못할 것 같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책장을 넘기면 넘길수록 그 황당함에 매료되었던 듯 하다.
사실, 정확하게 앞의 이야기들과 느낌들이 떠오르지는 않아서 크게 기대를 하지 않고 읽었기 때문에 더 재미있게 읽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조금은 답답하고 또 때로는 머리가 복잡할 때, 어떻게 생각해보면 그 복잡함을 가중시킬 수 있는 부분도 없지는 않지만, 대체로 무해한 즐거움과 재미를 선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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