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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청소년을 위한 워렌버핏




 




청소년을 위한 워렌버핏
서정명 지음 | 서정명 옮김
무한

  가벼운 재테크 책을 몇권 읽은게 전부인 내게 워렌버핏이라는 이름은 너무 거창하다. 그의 이름을 붙인 경제서는 또 어찌나 많은지 감히 손을 댈 엄두를 내지도 못했다. 이제는 세계에서 가장 부자인 사람이 되어 그 이름은 더욱 높아지기만 했다. 박물관에 갇힌 유물처럼 굳어질 그가 이 책으로 다행히 살아있는 동시대의 사람이 되었다.

  낯설고 어려운 사람인 워렌버핏에 대해 알 수 있을거라는 기대 외에도 또다른 바람이 있었다. 언제부턴가 나는 어린아이들을 보면 경제에 대해 조금씩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불쑥 불쑥 치솟았다. 문제는 내가 체계적으로 설명해주고 체험하게 해줄만큼의 지식이 있지 않다는 것이다. 기억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어디선가 보니 유대인들은 아이의 돌잔치로 모인 돈을 손대지 않고 두었다가 후에 아이가 크면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걷도록 하는데 밑바탕이 되도록 한다고 했다. 나도 모르게 감탄을 했다. 이후로는 이것이 자꾸 기억에 남아 더욱 경제교육에 신경을 쓰는지도 모른다. 이 바람을 이루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을 얻는것, 힌트를 얻는것이 이 책에 거는 또다른 기대였다.

  제목에 이미 청소년을 위한 책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그 청소년의 나이가 몇인지 모르겠다. 난 조카뻘 되는 9살 아이를 생각하면서 이 책을 읽었다. 책을 좋아한다고 들었지만 이 책의 내용을 그 아이가 얼마나 알아들을지를 살피지 않을 수 없었다. 다 읽고 난 지금은 결론부터 밝히면 어느정도 안심이다. 우선, 어른이 아이에게 차근차근 이야기 하는 문체이다. 마치 어린이 대상 교육방송을 보는것만 같다. 정체모를 남자 성우의 목소리가 들리는듯 했다. 문체가 이렇기 때문에 설명 역시 친절하고 쉽게 되어있다. 워렌버핏은 가치투자로 유명한 사람이기에 그에 대해서 알려면 주식에 대해 알아야 한다. 이 책은 시작부터 주식과 주주총회에 대해서 아주 쉬운 예를 들어 설명했다. 이정도면 9살 아이도 무난히 이해하겠구나 싶었다. 이렇게 쉬운 설명 덕분에 나도 몰랐던 것을 지루하지 않게 알 수 있었다. 워렌버핏이라는 사람에 대해서 알게 됐음은 물론이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아이를 둔 부모가 읽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경제교육에 관심있는 부모들이 늘었다고 하지만 그래도 많은 부모들은 자녀가 돈보다는 공부에 전념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워렌버핏이 매년 여는 주주총회에 전 세계에서 주주들이 찾아오고 그중엔 아이 앞으로 주식을 두어 함께 찾아오는 사람들도 있는걸 보고 내심 놀랐다. 아이이름으로 된 통장마련, 세금이나 수수료등의 개념을 이해하고 계산을 돕는 보드게임등의 언급은 분명 부모가 알아두면 좋은것들이다. 

  돈을 버는것 외에도 정직하고 솔직하라는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세계 제일의 부자치고는 단촐하고 깔끔한 그의 집도 역시나 인상적이었다. 정도(正道)를 걸어 성공한 사람, 그래서 그 위치가 여전히 굳건한 사람이 워렌버핏이었다. 그는 단순히 어떤 주식이 좋고 어떤 수단이 고수익을 가져다 준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불필요한곳에 돈을 낭비하지 말고 언제나 자기계발을하며 평생의 친구와 스승을 찾으라는 등의 내용이 함께 있었다. 백발의 할아버지가 된 워렌버핏은 높고 거창하기보다 단촐하고 거리낌이 없어 크고 넓은 사람이었다. 책으로라도 이런사람을 알게된게 참 좋았다.

  청소년을 위한 책이라지만, 난 그 누구에게라도 권할 수 있을 것 같다. 어느 연령대의 사람이 읽어도 각자의 위치에서 느끼는 것이 있을 것이다. 하룻밤의 만남이 참 짧게만 느껴진다.


by 북카페 책과 콩나무 - 하니엘(kasia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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