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이?
'2008년 독일 스릴러 소설상 수상작'이라는 문구부터 혹했던 작품이다. 거기다, 살인범에 대한 이야길 다루고 있다니 그 궁금증이 클 수 밖에. 사실, 스릴러라는 문구로 인해 긴장감 넘치고 스릴있고 흥미진진한 조금은 자극적인 작품을 생각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랬기에, 조금은 단조롭단 느낌마저 드는 이 책이 스릴러로 각광받았다는 것에, 2008년 독일 스릴러 소설상까지 거머쥐었다는 부분에 대해 고개를 갸웃거릴 수 밖에 없었다. 이 책은 여타의 스릴러와는 조금 다르다. 사건이 터지고 그 사건을 쫒으며 범인을 찾아가며 추리해가는 그럴 스릴과는 거리가 있다는 말이다. 심문기록과 증거, 살인자의 목소리, 피해자의 목소리, 그리고 그 주변사람들의 목소리가 아우러져 사건을 대해 설명해주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용의자로 지목된 칼타이스의 이야길 들으며, 과연 그동안 무슨일이 있었나 귀를 귀울여 보게 된다. 그러나, 초반엔 조금 헷갈리기도 했었는데, 소녀를 겁탈하고 도망가던 칼타이스...결국엔 그가 잡혔는데 그의 이야기보다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가 자주 등장했기 때문이다. 왜 갑자기 다른 사람이 등장해서 이야기를 하는지 고개를 갸웃거리다, 뒤늦게 그것이 실종된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것이 칼타이스와 깊게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몰입하게 된다.
보통 스릴러를 읽으면 그 사건의 범인을 유추해가며 사건을 추리해가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데, 이 책은 처음부터 범인을 지목해나가며 실종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 다소 긴장감은 떨어졌다. 그래도 궁금증은 사라지지 않았다. 왜 그녀들은 실종되어야만 했는지. 왜 칼타이스는(혹은 다른 살인마는) 여자들에게 그런 행동을 취했는지 궁금해 책장을 계속 넘길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살인자의 목소리와 실종된 사람의 목소리, 그리고 그것을 목격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한꺼번에 들을 수 있어 사건이 더 생생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 기대가 큰 탓인지 초반 단조로운 분위기로 인해 조금 실망하기도 했었는데, 이것이 실제사건를 토대로 쓰여졌다는 이야길 듣고는, 살인마가 떠올라 소름이 끼쳤다. 사람의 심리란게 그런것 같다. 그저 허구로만 구성되었다고 하면 따분하고 시시하게 느껴지는 사건도 실제로 있었다고 하면 갑자기 소름이 돋는것이...
그즈음 뮌헨에서는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검은 머리카락에 아름다운 처녀들이 실종되고 있었던 것이다. 좀 더 나은 생활을 꿈꾸며 고향마을을 떠난 카티. 카티는 뮌헨에서 잘 지낼 수 있을까? 그러나 다른 희생자들과 마찬가지로 검은머리카락에 예쁜아가씨인지라 곧, 그녀에게도 무슨일이 벌어질것만 같아 그녀를 주시한다. 그녀의 행적을 쫒으며 언제 터질지 모르는 사건에 조금은 숨죽여 읽었던 것 같다. 보다 나은 삶을 꿈꾸기 위해 길을 나섰지만, 일자리를 구하기도 힘들고 잠잘곳 하나 마땅치 않았던 그녀의 타락은 순수했던 그녀의 성격과 맞물려 묘하게 다가왔다.
이 작품을 쓴 저자는 전작 <살인의 마을 탄뇌드>로 2007년 독일 스릴러 소설상을 거머쥔 '안드레아 마리아 셴켈'이다. <살인의 마을 탄뇌드>를 읽어보진 못했지만, 읽고 싶은 작품으로 장바구니에 담아놓고 있던 터라, 이번 작품에 거는 기대가 더 컸던지도 모르겠다. 2007년, 2008년 스릴러 소설상을 거머쥐었으니 말이다. 독일작품을 많이 읽어보지 못해 잘은 모르겠지만, 이번 작품은 조금은 단조롭단 느낌에 약간 아쉬움이 드는건 어쩔 수 없었다.
'살인범은 왜 그토록 많은 사람들을 죽였을까'에 초점을 두고 읽다가, 조금은 맥빠진 느낌..인간의 사악함. 인간이라고는 볼 수 없는 그 악마같은 모습에 치가 떨릴 뿐이다. <살인의 마을 탄뇌드>에서는 긴장감, 충격, 반전을 다 지니고 있다고 하니, 곧 만나봐야 겠단 생각을 해본다.( 이번작품에서는 긴장감도, 반전도 없다. 조금의 충격이라면 이것이 실화를 토대로 쓰여졌다는 사실이 충격이라면 충격이랄까.)
사이코패스 범죄를 떠올리게 만들었던, 엽기적인 살인행각, 그리고 이해할 수 없는 정신상태에 아직도 치가 떨린다.
[출처] [오늘의 책콩] 칼타이스 (북카페 책과 콩나무) |작성자 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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