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과 '재즈', 아무래도 영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조합이라고 생각했다. 내게 있어 '수학'은 왠지 공식에 맞게 늘 정형화 되어있는 안정된(그러면서도 골치아픈) 느낌이고, '재즈'는 자유분방한 와중에도 멋진 조화를 이루는(그러면서 신나는) 느낌이었으니 말이다.
수학에 대한 왠지 모를 열등감(?)을 떨쳐보고자, 특이한 제목의 이 책을 골라들었다. '학창시절 배운 수학공식들을 까먹은 사람이라도 얼마든지 즐겁게 읽을 수 있다'라는 책 설명에 용기를 얻었다. 책을 휘리릭 훑어보았는데 얼핏 보니 숫자도 나오고 도형도 나오고해서 '이거 정말 수학공식 몰라도 읽을 수 있는 책이야?'라고 반신반의하면서 이 책을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책의 첫머리에서는 우리가 익히 들어본 우연의 일치에 대해 다루고 있었다. 바로 케네디와 링컨에 관한 이야기다(링컨이 대통령이 된 것은 1861년, 케네디는 1961년이라는 등등, 정확히 100년이 차이나는 그 둘의 수많은 공통점들). 저 사실에 대해 처음 들었을 때 소름이 돋았던 것이 기억난다. '왠지 케네디는 링컨처럼 암살될 운명을 갖고있었던 것이 아닐까?'하고 말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링컨과 케네디의 이런 우연의 일치는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설명하고 있었다. "임의의 평범한 두 사람을 선택해서 역사가나 기자처럼 일생을 깊이파고들면, 거기서도 기막힌 우연의 일치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28p)"
'우연의 일치' 외에도 막연하게만 알고 있었던 '카오스 이론'이라던지 '4차원'의 개념에 대해서도 이 책에서는 알기 쉽게, 그러면서도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었다. 그동안 읽어온 그 어떤 수학책도 이 책만큼 재미있었던 적은 없었다. 굳어진 머리가 말랑말랑해지며 새로운 지식들이 내것으로 녹아드는 느낌을 실로 오랜만에 느낄 수 있었다. 문제풀이를 위한 죽은 수학이 아닌 살아있는 수학, 흥미진진한 수학이란 신세계를 맛보고 싶은 이들에게 적극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출처] [오늘의 서평] 수학 재즈 (북카페 책과 콩나무) |작성자 노란지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