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젊은 CEO들
이형근.한정훈
페가수스
한국을 대표하는 젊은 CEO 17명을 선정하여 그들의 성공담을 들어볼 수 있는 책이었다. 기존의 자기계발서나 성공담을 다룬 책처럼 저자의 일방적인 설명으로 구성된 책이 아니라 독특했다. 그렇다고 CEO 17명의 경험을 대신 소개하는 것도 아니었다. 바로 17명의 CEO들을 인터뷰방식으로 취재하여 그들의 성공담을 들을 수 있는 방식이었다. 취재일을 하고 있는 저자들이 CEO들에게 질문을 하고 CEO들이 답변하는 방식이었는데 기존의 형식과는 다른 책이라서 신선한 느낌으로 읽을 수 있었고, 17명의 CEO들로부터 직접 그들의 경험과 성공을 들을 수 있어 개인 멘토링을 받는 기분이었다.
한국을 대표하는 만큼 직접 들어본 이름도 많았고, 친숙한 기업이 나와 반가웠다. 얼마 전 해킹으로 피해를 입은 옥션을 처음 만든 이준희, 바이러스에 걸려본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써봤을 V3를 만든 안철수, 온라인 티켓예매를 처음 도입한 우성화, 내가 좋아하는 게임을 많이 만드는 넥슨의 송재경, 저작권 문제가 심했지만 정말 애용했던 소리바다의 양정환, 인터넷 문화의 창조지인 디시인사이드의 김유식, 휴맥스의 변대규, 지금 가장 많이 사용하는 싸이월드의 형용준, 코원의 박남규, 인젠의 노정석, 레인콤의 양덕준과 최문규, 너무나도 유명한 한글과 컴퓨터의 전하진, UCC 돌풍을 일으킨 판도라 TV의 김경익, MP3의 선두주자 아이리버를 만든 레인콤의 양덕준, 몬도시스템즈의 정철, 코아로직의 황기수, 휴대폰 카메라를 만든 텔레칩스의 서민호가 바로 그들이다. 이들 중 거의 90%가 내가 알고 있는 회사이거나 그 회사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경험해봤다. 그래서 그 상품과 서비스와 왜 좋은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고 어쩌면 그들의 성공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 책을 통해서 그러한 상품과 서비스가 나오기까지의 어려움을 느낄 수 있었고, 그들의 보이지 않았던 수많은 실패와 좌절, 도전이 있었기에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이란 걸 배웠다.
모두 본 받을 만 하지만 안철수, 양정환, 우성화씨의 내용이 가장 와 닿았다. 안철수씨 같은 경우는 잘 알려졌듯이 의사의 길을 포기하고 바이러스 치료프로그램 계발로 뛰어들었다. 그런 용기와 결단력이 정말 대단하게 느껴졌고, 특히 안철수 의장을 롤 모델로 생각하는 청년들에게 조언해준 말은 가슴에 와 닿았다. 소리바다의 양정환씨 같은 경우는 다른 CEO들에 비해서 훨씬 젊었고 자유분방한 모습이 편하게 보였다. 저작권문제로 많은 말썽을 부리기도 했지만 그의 열정과 노력은 정말 존경스러웠다.
“사업을 하면서 문전박대도 당하고 힘든 일이 많았지만 20~30대에 창피해야 50대에 창피하지 않게 살 수 있다는 생각으로 견딜 수 있었습니다. 20~30대에 폼 내고 살다보면 나중에 나이 들어서 창피하게 살게 됩니다. 나이 들어서 창피한 것은 정말로 창피한 것이거든요.” - 우성화
이 책의 홍일점인 티켓링크의 우성화씨의 말이다. 다른 CEO들도 젊은 시절의 도전과 실패는 인생의 큰 밑거름이 된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지만, 우성화씨의 이 말이 가장 크게 와 닿는다. 그리고 이런 말을 하기까지 그녀의 20~30대도 정말 힘들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았기 때문에 그녀의 이 말이 더 가슴에 남는 것 같다.
비록 이 책이 IT와 벤처기업, 창업에 치우쳐져있지만 어느 분야든지 그 분야의 최고에 올라선 사람들의 모습은 다른 분야에서 성공을 하는데도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 게다가 지금 나는 그들이 수십 년 전 무모하게 보이는 도전을 시작할 무렵인 20대에 이렇게 좋은 경험담과 조언을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 그들은 자신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많이 힘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분야에 멘토가 있었다면 더 좋았을 거라고 말한다. 이제는 그들이 그 멘토가 되어주었으니 앞으로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창업을 생각하는 많은 젊은이들에게 이 책이 좋은 지침서가 되어줄 거라고 확신한다.
by 북카페 책과 콩나무 - 간지(lllmanil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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