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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허죽과 베드로가 함께 찾아 가는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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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죽과 베드로가 함께 찾아 가는 세계 
유병학
인식의전환


이 세상을 지탱해주고 있는 4개의 수레바퀴는 저마다 보조를 맞추는데 안간힘을 쓰며 돌아간다.
그래서 한치의 오차도 없이 잘 돌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바퀴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수레에는 판도라의 상자가 열려 이 세상을 혼란으로 빠뜨린것처럼 아수라장이 된지 오래다.
혼돈은 일찌감치 '수레'라는 세상에 존재해 있었고 그나마 혼돈을 떠받치고 있는 바퀴는 점점 마모되고 정신을 잃어 보조를 맞추는데 힘겨워한다.

이런 혼돈의 수레에 덩그런히 남아있는 인간이라는 존재는 과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선문에 대해 딱 부러지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최인훈 선생은 자신의 작품 <화두>에서 인간 내면의 화두에 대해 솔직하고 적나라하게 표현했다.

그렇다면 현대 인류의 화두는 어떤것일까? <허죽과 베드로가 함께 찾아가는 세계>의 저자 유병학님은 일곱가지 단편소설 형식을 빌어 간결하게 말한다. 이 작품은 소설이라고 해야할지 아니면 수필이라고 해야 할지 모호하다.
우선 각각의 주제가 정해진 이야기 일곱편이 나온다. 각각의 작품들은 연관성이 없다. 하지만 저자는 각각의 이야기를 통해 일곱가지의 주제를 독자들에게 전달한다.  공교롭게도 첫 단편의 제목은 '이미지 세계'로 애꾸눈 왕이 주인공이다. 현재 금융위기속에서 진정한 리더십이 요구된다. 그래서 인지 애꾸눈 왕의 모습을 통해 '진실'이란 무엇인지 '참'이란 또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

이어 '유공의 구멍철학'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 즉 보이지 않는 공간에 대한 개념을 정리해준다. "구멍이 진리와 어떻다는 건가?"라는 질문을 통해 술술 세계의 구조부터 현실까지 형이상학적 개념으로 풀어준다.
'어는 강의와 유언'에서는 '무량'이라는 단어가 눈에 띤다. 또 세상을 살아가는 동력과 관련해 욕망이 등장한다. 이를 통해 욕망은 삶의 근원인지 고통의 시작을 알리는 북소리인지에 대한 교수의 강의가 돋보인다.
 
저금 저 학생의 행위는 크게 3가지 에너지 덕분이다. 하나는 몸뚱이라 말해지는 육체의 에너지이고, 다른 하나는 무엇인가를 생각하거나 느끼는 이성과 감성 같은 것들로 정신 혹은 마음이라 부르는 의식의 에너지다. 그리고 또 다른 하나가 있는데, 흔히 무슨 일을 하지 못하도록 만들기도 하고, 반대로 어떤 일을 하도록 만들기도 하는 욕망이라는 에너지이다."(42쪽)

 
이 밖에 인간이 지향하는 이상세계를 허죽과 베드로의 대화를 통해 엿볼 수 있으며, 똥박사를 통해 이성을, 대통령의 스승을 통해 정의를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저자는 존재, 인식, 가치, 윤리하는 4가지 철학적 관점에 대해 독자적인 입장이 선 것 같다. 단편 하나를 만들기 위한 상황을 탄생시켰을 때 비록 부족하고 의미전달이 서툰 부분이 있지만 이 철학적 관점을 잘 표현했다. 이 책 <허죽과 베드로가 함께 찾아 가는 세계>는 분명 소설형식을 빌어 우리들의 삶을 심도 있게 재조명할 수 있도록 만드는 매력은 있다. 또 의문과 의문이 꼬리를 물고 시원하게 해답을 찾아주는 그런 철학의 기본개념에 충실했다.
하지만 기계적이거나 물리적으로 볼 때 심각한 오타와 좀 진부한 표현은 아쉬웠던 부분이다.
 
마을 아이들에게 부처님의 제자 허죽과 하느님의 제자 베드로가 "가장 좋은 세상이 어떤 세상인가?"하고 물으면, 그들은 "진실한 세상입니다"고 답했다. "그러면 다음으로 좋은 세상은?"하고 물으면 "선한 세상요", "그 다음은?"하고 물으면 "아름다운 세상이예요."라고 대답했다.(71-72쪽)


by 북카페 책과 콩나무 - 땡글이(faust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