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가지 성공법칙
브라이언 트레이시 지음 | 함규진 옮김
(주)씨앗을뿌리는사람
누구나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그 에너지가 유한하며 고갈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떤 때는 작은 일조차 하기 싫어진다. 책은 머리가 아프고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영화마저 머리가 아프다. 에너지가 고갈된 상태이며, 동기를 잃어 버린 상태이다. 아무 이유 없이 티브이를 보고 있노라면 이게 아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책을 찾는다. 그런 고민 끝에 드는 책은 자기계발서이다. 저자들은 대부분 동기부여가 들이다. 낙천가이다. 할 수 있다고 부르짓는 자들이다.
그런 작가들은 독자에게 에너지를 불어 넣어준다. 그리게 작게나마 유용한 도구도 손에 쥐어준다.
그리고 그뿐이다.
그 이후는 독자들의 몫이다. 자기계발서를 탐독할 때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저자가 불어 넣은 동기는 모멤텀을 넘기 위한 마중 물에 그친다는 것이다. 마치 옛날 수동펌프에 한 바가지의 물을 쏟아 넣어야 물이 나오듯 그러한 역할을 해주는 것이다.
여기서 좋은 자기계발서와 나쁜 자기계발서가 갈린다. 최악의 자기계발서는 열심히 살겠다고 다짐한 사람에게 “할 수 있다“만 외치는 책이다. 올바른 시스템이 없다면 곧 난관에 부딪치기 때문이다. 저자가 모르지는 않을 텐데 약 장사처럼 책을 판다.
하지만 좋은 책은 시스템을 제공한다. 사명과 원칙으로 기둥을 세워주고 사람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무엇을 명확히 해야 하는지, 어떤 태도로 삶을 바라보아야 하는지, 돈은 무엇인지, 그렇게 방향을 잡아주는 책이 좋은 책이다. 그래서 이 책은 좋은 축에 든다고 말하고 싶다.
브라이언 트레이시는 네임벨류가 있는 작가이며 꽤 괜찮은 시스템을 제공해준다. 그리고 동기도 불어 넣어준다.
하지만 역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그가 대단한 베스트셀러의 작가고, 아주 뛰어난 사람일지라고 자기계발서라는 것이다. 그가 동기를 불어 넣어주고 쥐어주는 도구는 이미 안정성이 확보된 진부한 그리고 가벼운 도구이다. 한 마디로 이야기하면 너무 평범해서 당신에게 맞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자기계발서의 한계라기 보다 역할에 충실한 것이다. 좀더 알고 싶다면 인문서를 읽고, 사회과학서적과 심리학 서적을 읽으면 되기 때문이다. 도구는 항상 일을 진척해 가면서 찾아야 한다. RPG게임을 할 때도 어느 정도 레벨이 되어야 좋은 아이템을 착용하듯이 말이다. 자기계발서가 쥐어준 도구에 만족하는 것은 어리석지 않을까?
그리고 가장 큰 맹점은 세상은 혼자사는게 아니라는 것이다.
자기계발서는 철저히 자기본위적이다. 개인의 행복과 만족, 성공에 치중한다. 그리고 제공하는 해결책도 그 수준에서 끝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지독한 경기침체로 고용이 불안해져서 실업자가 되었을 때 취업하기 위해 자기계발을 하는 것은 좋으나 현실에 영향을 얼마나 미치게 될지는 미지수다. 그것은 철저한 미시적인 관점이기 때문이다. 취업이 되지 않는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당신이 못난 것 보다 회사가 신규고용을 하지 않아서이고 그 이유는 경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경기가 어려운 이유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신 자유주의 경제체제로의 전환에 따른 승자독식과 유가상승 등 한 개인의 잘못과는 상관없는 이유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현실은 자기계발의 우물만을 깊게 파서는 나올 수 없는 딜레마가 아닐까?
현실에 대한 정확한 인지와 정치에 대한 나름의 시각을 가지고 그것을 행사해야지 세상을 바꿀 수 있고 자신을 이런 현실에서 구해줄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시각을 자기계발서는 주지 못한다. 그래서 자신만 바뀌면 모든 것이 바뀐다 라던지, 상상만으로 현실이 변한다는 책들은 나쁜 책들이다.그래서 자기계발서를 읽은 후에는 다음 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주절거렸지만 고백하건대 자기계발서는 위대하다.
내가 세상에 부딪쳐서 넘어져서 다시 일어서야 할 때면 가장 첫 번째 낮은 계단은 자기계발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의 독서의 시작은 항상 자기계발서이다.
by 북카페 책과 콩나무 - 항해자(grayr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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