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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감상]

‘꿀잠’ 송경동 시인


전남 여천군 소라면 쌍봉리 끝자락에 있는
남해화학 보수공장 현장에 가면, 지금도
식판 가득 고봉으로 머슴밥 먹고
유류탱크 밑 그늘에 누워 선잠 든 사람들 있으리


삼 사십 분 눈붙임이지만, 그 맛
갈대밭 뭉그러뜨리는 영자의 그 짓보다 찰져
신문 쪼가리
석면 쪼가리 깔기도 전에 몰려들던 몽환


필사적으로 필사적으로
꿈자락 붙들고 늘어지지만
소혀처럼 따가운 햇볕 날름, 이마를 훑으면
비실비실 눈감은 채로
남은 그늘 찾아 옮기던
순한 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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