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사월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동학년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
껍데기는 가라
그리하여, 다시
껍데기는 가라
이곳에선, 두 가슴과 그곳까지 내논
아사달과 아사녀가
중립의 초례청 앞에 서서
부끄럼 빛내며
맞절할지니
껍데기는 가라
한라에서 백두까지
향그러운 흙가슴만 남고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사월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동학년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
껍데기는 가라
그리하여, 다시
껍데기는 가라
이곳에선, 두 가슴과 그곳까지 내논
아사달과 아사녀가
중립의 초례청 앞에 서서
부끄럼 빛내며
맞절할지니
껍데기는 가라
한라에서 백두까지
향그러운 흙가슴만 남고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늦장마 끝에 오곡이 결실하는 추석이 다가왔습니다.
요즘 몇 차례의 늦은비로 인한 피해를 지켜보면서 초고도화된 과학문명 속에서도 무력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한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됩니다.
일찍이 합리주의 철학자 '칸트'가 "인간의 생각만으로는 보이지 않는 것까지는 알 수 없다."라고 인간이 가진 이성의 한계를 실토했듯이,
근대 자본주의 경제학의 태두라고 불리우는 '아담 스미스'가 "시장에는 언제나 '보이지 않는 손'이 개입하고 있다."라는 다소 충격적인 발언을 하면서 神의 존재를 인정했듯이, 세상만사 創造主의 섭리가 개입되지 않는 곳은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알곡과 쭉정이 -
참벼와 가라지 -
정의와 불의 -
진실과 거짓 -
성결과 불결 -
오늘 우리가 숨 쉬며 사는 이 사회가 모든 껍데기와 불의의 쇠붙이들이 사라지고,
오직 진실과 정의만이 마르지 않는 강 같이 흐르는
참으로 살 맛 나는 좋은 사회가 될 수 있기를 염원하며
개혁자의 마음으로 이 시를 썼을 신동엽 시인의 짧았던 생애를
가슴 깊이 담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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