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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감상]

우는 손 - 유홍준

며칠을 숲 속에서 매미와 함께 살았습니다.
온갖 풀벌레 소리와 귀에 익은 새소리도 함께 들렸건만
내 마음 속을 뒤 흔드는 것은 오직 매미울음 소리 뿐이었습니다.
그만큼 짧은 시간 동안 한 목숨을 치열하게 살다가는 매미에 대한 애달픈 사랑의 마음 때문이겠지요.
똑 같은 사물을 놓고 두 시인이 생각하는 관점의 차이를 즐겨보시기 바랍니다.
겨우 일 주일 동안만 살다가는 매미 - 그 뜨거운 울음소리를 마음으로 들으시며 무더운 여름철에 깊고 맑은 사유의 샘물을 끌어올려 보시지 않겠습니까?


[시]우는 손
                 

유홍준

오동나무 밑을 지나가는데 아이 하나가 다가온다.

동그랗게 말아 쥔 아이의 손아귀에서

메미 울음소리가 들린다.

얘야 그 손

풀어

매미 놓아주어라

그렇게 하지 않으면 너 평생 우는 손으로 살아야 한단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시] 매미

                 김경중

너는 아직도
누군가에게 그리운 반쪽이더냐

절반의 사랑
이젠 그만 놓아두고 가도 좋으련만

무슨 인연이 그리도
질기고 섭섭하여

낮달처럼 희미한 그림자 하나
꽉 움켜잡고

그토록 뜨겁게 울고 있느냐
종일토록 목놓아 통곡하고 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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