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말을 죽였을까
이시백
삶이보이는창
소설은 우리의 생활사를 그대로 표출해주고 있다. 그래서 가장 가까이 할 수 있는 문학 장르 중의 하나인 것이다. 그런데 솔직히 지금까지는 소설보다는 자기 계발서류 쪽에 더 관심을 갖고 대해 온 것이 사실이었다. 근래에 읽은 몇 편의 소설들은 바로 우리 인간 생활을 작자 나름대로 상상력을 약간 덧붙임으로써 오히려 더 흥미로운 소설 읽기 시간을 제공해주고 있어 읽는 내내 즐거운 시간이 된 것이다. 우리 같이 오십대는 대부분 자랄 때 시골인 농촌에서 태어나고 어느 정도 성장할 때까지 자라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당시에 농촌에서 생활하는 사람들만 하여도 거의 70%이상을 상회할 정도였던 것이다. 그러다보니 농촌이 도시보다 더 중심이 되는 삶의 터전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산업화와 공업화가 되면서 도시가 성장하게 되었고, 많은 농촌의 사람들이 도시로 몰려 나가면서 농촌의 피폐화가 생기게 되고, 특히 젊은 층의 대거 유출로 인하여 이제 농촌에는 대부분 나이 들은 노인들 중심으로 거주하게 되었고, 젊은 층의 농민들도 나이가 들어도 결혼도 못할 정도로 대접을 받지 못하자 동남아시아에 있는 국가로부터 신부를 데려오는 지경까지 이르렀으니 정말 예전과는 비교해보는 것 자체가 이상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농촌에 살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역시 우리 전통적인 정서에 바탕을 둔 민족적인 협동과 정이 넘치는 모습이었던 것이다. 서로 이웃 간의 나누어 가면 살아가는 모습들이 최고 생활 일지언 데 그런 정서도 많이 쇠퇴한 것이 사실이다. 이 소설은 바로 우리의 농촌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을 바탕으로 11가지 연작소설 형식으로 전개하고 있다. 옛 농촌의 모습과 현재 일어나고 있는 농촌의 변화 내용을 바탕으로 벌어지는 구수한 농촌의 농민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전개하고 있는 것이다. 우선 제목부터가 구수하다. 땅두더지, 조우(遭遇), 복(伏), 개 값, 누가 말을 죽였을 까, 업을 무, 암 것두 암, 천렵(川獵), 새끼야 슈퍼, 땅골 골프장 저지 투재 위원회(임을 위한 행진곡), 소적리 데모쟁이(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너의 희망이 무엇이냐 등이다. 이와 같이 황폐한 농민들의 삶과 부조리한 농촌의 현실들 속에서 웃음과 울음이 뒤엉킨 농촌소설의 진경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잘은 모르지만 단편소설의 묘미인 탄탄한 구성과 주도면밀한 복선 설정, 인물의 섬세한 내면 포착과 극적인 결말 등이 직접 농촌에서 생활하고 있는 작가에 의해서 하나하나 표현하고 있기 때문에 마치 살아있는 듯한 모습 그 자체인 것이다. 이제 우리 농촌도 더 나은 옛날 그 멋진 모습을 향한 복원 사업에 관심을 갖고 나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by 북카페 책과 콩나무 - 노박사(myn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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