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한 분야에 정통한 사람을 부를때 사용하는 단어.
저자 이정래는 치과의사다. 치과의사가 쓴 척추관련 서적이라니.
머리를 긁적이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전문서적을 발간한다. 자신의 전공으로,때로는 자신의 전공이 아닌 다른 분야로도.
의사가 IT전문가도 되고, 경제전문가도 되는 세상이니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지만 "내추럴워킹"이라는 새로운 법칙을 발견했다는 사실은 놀랍다.
직립보행이 진화의 결과물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저자는 놀랍게도 직립보행이 인간에게 유해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진화하고 있는게 아닌 것일까. 과학이란 이토록 놀랍다. 오늘까지 진실이라고 믿었지만 내일 새로운 학설이 진실로 증명되고 나면 구학설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모든 학설은 증명된 가설일뿐이다" 어느 과학자의 말처럼-.
척추는 중요한 부분이다. 교통사고나 기타 다른 사고로 척추를 다치게 되면 인간은 걸을 수 없게 된다. 꼼짝없이 앉아서 살게 된다. 그만큼 중요한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고마움을 잘 모르고 산다. 원래 잃어버리기 전에는 소중함을 알기 어렵다. 척추도 우리에겐 그렇다.
인간은 동물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걸 종종 잊고 산다. 우리 몸은 움직여야 살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두발로 서서 걸으며, 하루종일 앉아서 일하고, 몸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척추를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몸에 무리가 오고 이상이 오게 된다.
척추에 무리를 주지 않기 위해서는 네발로 걷는것이 가장 좋다고 한다. 그러나 지하철을 타고 자동차 운전을 하면서 네발로 걸어다닐 수는 없는 일이다. 양복을 입고, 드레스를 입은 상태에서 네발로 걸어다니는 것을 상상해보라. 그 얼마나 이상하고 웃음만 나오는 일일지.
인간은 움직여야 살고, 자연스러워야 건강하다. 네발은 아니더라도 이젠 척추로 걸어봐야겠다. 움직임을 위해 만들어진 척추를 굳은 상태로 퇴화시켜 스스로의 건강을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일테니. 그러나 걷기 위해서는 건강한 발이 중요하다. 책을 읽으면서 새삼 깨닫는다. 52개의 뼈와 76개의 관절, 64개의 근육과 100여개의 인대로 이루어진 발. 평생을 달고 살면서 눈으로 확인할인은 별로 없는 신체부위. 내추럴 워킹은 이 발로부터 시작된다. 몸 전체로 걷기 위해서는 발의 도움이 가장 많이 필요하다.
내추럴 워킹을 위해 읽어내려 가자니, 설명만으로는 쉽게 그 모습이 그려지지 않는다. 그래서 동봉된 사진을 유심히 보았더니 웃음이 먼저 새어나와버렸다. 걸음걸이가 자연스러움을 너머 너무 웃긴 것이 아닌가. 어깨뼈가 없는 사람처럼, 혹은 춤을 추는 사람처럼. 내추럴 워킹은 그렇게 묘사되어 있다. 이 걸음은 도마뱀에서 온 것이라고 한다. 지구에서 가장 완벽한 걸음을 걷는 것이 이 초록 동물이기에.
어깨를 움직이고, 상체를 조금 숙이고, 무릎각을 유지하며, 발바닥을 수평으로 이동하며 걷고, 팔을 좌우로 움직이되, 팔자 걸음으로 걸어야 한다. 아랫배를 내밀어 처지게 하면서 턱을 내밀어야 한다. 시선은 가까이 두고 걷고 힘차게 걷기보다는 조심스럽게 걸어보자. 이 10가지 사항이 내추럴 워킹의 10대 원칙이다.
이렇게 걸으면 건강해질 수 있을까? 오래살 수 있을까?
당장 무언가가 변화되진 않더라도 건강한 삶을 위한 습관이 시작되는 일이다. 웰빙웰빙, 자연식,을 외치면서도 우리는 자연적인 삶에서 멀어져 있다. 이처럼 중요한 일이 또 있을까. 게다가 특별히 어렵지도 않다. 어제와 조금 다르게 걸어보면 되는 일이다. 시작해보자. 건강한 삶을-.
[출처] [오늘의 책콩 서평] 도마뱀처럼 걸어라 (북카페 책과 콩나무) |작성자 표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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