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디제이
개인적으로 원래 눈물, 콧물 짜는 소설이나 영화를 싫어해서 신파는 웬만하면 피하는데 백혈병에 걸린 아픈 소년이 나오고, 병원에서 만난 첫사랑 소녀가 나오고...그래서 헉, 했었다. 멀쩡하게 야구 잘하고, 건강하던 소년 타로는 갑자기 쓰러져 검사를 받게 된다. 일에만 매달린 아빠와 누구보다 자상한 엄마지만 하나 뿐인 자식에게 찾아온 불치병은 어쩌지 못해 혼란스러움에 빠진다.
백혈병 판정을 받은 타로에겐 비밀로 하고 심한 감기라며 타로를 입원시키는데...그곳에서 타로는 웅크리며 육신의 병 뿐 아니라 마음의 병으로 고통 스러워하는 달팽이들을 만나게 된다. 타로가 4인실로 옮기며 각 침대마다 하얀 달팽이들이 있다는 말이 너무 인상깊었는데 타로는 병원생활을 지루하고 아프게만 보내지 않는다. 얼마나 남아 있을지 모르는 타로에게 남은 시간...부모님은 자신에게 병을 속였지만 어느새 자신의 병을 알게 된 타로는 병원의 점심방송을 책임지는 리틀 디제이가 된다. 할아버지 큰원장님의 도움을 받아 환자들의 사연과 신청곡을 받으며 그렇게, 그들의 아픈 일상에 조금이나마 기쁨이 되고자 노력하는 타로...그리고 그 병원에서 사랑하게된 한 소녀를 만나 마음을 고백하기까지...그렇게 <리틀 디제이>는 타로가 죽기전까지 디제이를 보며 다른 사람의 상처를 안고 치유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라고 한다. 영화로도 나왔고. 소설 속에서도 언급하지만 실제로 클래식이나 좋아하는 음악을 들었을 때 환자들의 식욕이 조금 높아졌다고 하는데...늘, 언제나 식욕이 좋아 24시간 배고픈 심하게 건강한 나로써는 너무나 미안해지고 감사한 부분이었다. 순수한 영혼에게 찾아온 청천벽력같은 시간들...하지만 누구나 그 시간을 비참하게만 보내다 가진 않는다. 누군가는 가족에게 짐이 되기 싫어 냉정해지고, 누군가는 지나간 과거의 상처 때문에 더 아파하기도 한다. 타로는 그렇게 입원한 사람들의 사연을 들어보고, 들려주며 사람은 겉으로 보는 것과 달라 연약한 존재라는 것을 알아가게 된다. 그리고 남을 엄마, 아빠를 위하는 성숙해지는 타로, 자신도 아프면서 자신의 목소리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해 죽는 날까지 음악을 들려주던 소년은 분명 좋은 곳으로 갔을 것이다. 영화로 봤다면 눈물이 났을 이야기, <리틀 디제이> 작은 힘이나마 남을 도울 수 있고, 기쁨이 될 수 있는 삶이, 사람이 아름답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출처] [오늘의책콩]리틀 디제이 (북카페 책과 콩나무) |작성자 삐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