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우성
그림:김영미 최영미
팝콘북스
기분좋은 책 한권을 만났습니다. '마리오네트'란 제목의 책을 보는 순간 젤 처음 머릿속을 스치는 생각은 이쁘다는 것이었습니다. 사랑에 빠진 꼭두각시 인형이 빨간모자를 손에 들고 앉아 있는 모습이 파스텔톤으로 채색된 표지의 디자인은 나의 마음을 한순간에 사로잡아 버렸습니다. 그리고, 책의 곳곳에서 이 책을 만든 여러 사람들의 정성이 느껴집니다. 표지의 질감이나 갈색빛 책장등 이 책을 만나게 될 독자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느껴집니다.
하지만, 아무리 디자인이 아름답고 만든이들의 정성이 돋보여도 내용이 좋지 못하다면 기분좋은 책이라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네개의 에피소드로 나뉘어진 '마리오네트'는 보는 이의 마음을 때로는 기분좋게 하고, 때로는 안타깝게 만들며 때로는 가슴아프게도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추억 한장을 선물합니다. 아름답고 따뜻한 감동이 담긴 추억을 만들어 줍니다.
첫번째 에피소드인 '인형가게'에서 아름답고 따뜻한 추억을 만들어 주는 만남이 시작됩니다. 어느 시골마을 장터의 인적이 드문 골목의 인형가게에서 인형사 소년과 팔이 망가진 인형이 만나면서 모든 이야기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인형사와 망가진 인형은 환상적인 공연을 펼치며 마을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어 줍니다. 인형사와 인형이 펼치는 공연을 사랑한 사람들은 그들을 위해 마리오네트라는 공연장을 만들어 줍니다.
이 첫번째 에피소드안에는 온통 행복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인형사와 인형이 만들어 내는 멋진 공연속에서 행복이 피어나고, 넘쳐나는 행복들이 공연을 지켜보는 사람들의 마음안으로 스며듭니다. 이 행복을 선물하는 인형사와 인형을 위해 마을 사람들과 한마음이 되어 멋진 공연장을 만들게 됩니다. 마리오네트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안의 행복이 모여 만들어진 곳입니다.
하지만, 이들의 행복을 시기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두번째 에피소드인 '인형사와 인형'에서 행복의 공연장 마리오네트에 위기가 찾아옵니다. 사악한 마법사가 등장해 인형사와 인형들에게 가혹한 시련을 던져줍니다. 인형들은 줄이 끊겨 뒤죽박죽으로 엉켜버리고, 상처받은 인형사는 고향으로 떠나게 됩니다.
그러나 다행이도 인형사와 인형들은 이 시련을 통해 서로가 서로에게 굉장히 중요한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다시 돌아온 인형사가 엉켜있는 인형들을 풀어주고, 모두가 기다리는 공연을 시작합니다.
세번째 에피소드인 '인형과 소녀'는 이 이야기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공연장에서 열심히 공연을 펼치는 인형과 매일 같은 자리에서 공연을 지켜보는 소녀의 사랑이야기 입니다.
매일 자신의 공연을 보며 행복해하는 소녀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공연을 펼쳐보이는 인형의 모습에 가슴이 아려옵니다. 소녀를 향한 인형의 사랑은 결코 이루워질 수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인형의 사랑은 절대로 변하지 않습니다. 소녀를 향한 순수한 사랑을 담아 열심히 공연을 보여줄 뿐입니다. 그런 인형의 순순한 사랑을 마음속으로 응원해 봅니다.
by 북카페 책과 콩나무-짱돌(doll1710)
'[서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쥐와 천사와 문 : 네버웨어 (0) | 2007.12.14 |
---|---|
사막의 새벽 (0) | 2007.12.13 |
무스탕 (0) | 2007.12.12 |
하느님의 구두 (0) | 2007.12.11 |
샌프란시스코 산책 : 보헤미안의 샌프란시스코 (0) | 2007.12.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