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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비유와 상징으로 풀어 보는 철학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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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유와 상징으로 풀어 보는 철학 이야기
윤은숙
삼양미디어


맛깔나는 철학과의 즐거운 만남~!

철학이라고 그러면 웬지 뜬구름 잡는 소리인것 같고, 뭐가 뭔지 도통 모를때가 많다. 소위 철학에 대해 박식하다는 사람을 보면, 웬지 멋있어 보이기도 했던 것 같다. 사실 철학에 대해 문외한인지라, 그 말뜻을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웬지 오묘한 진리를 담고 있는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러나 답답한것은 도대체 그 진리라는게 뭔지, 그 오묘한 말속에 숨은 의미를 파악한다는게 너무 어려웠다고나 할까? 그러니, 자연스레 그 멋있다 여겼던 철학은 어느새 '바이 바이'를 외치고 내 곁에서 멀어져 갔으니.

오랜만에 맛있는 책 한권을 만났다. 그것도 나에게 '바이 바이'를 외쳤던 철학이 어느새 내 곁에 빼꼼히 얼굴을 내밀고 "날 봐"라고 위세당당하게 소리치고 있었으니, 그 이름하야, <비유와 상징으로 풀어보는 철학 이야기>.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것은 책표지의 이 문구였다. '꿈만 꾸었지 감히 엄두도 못 내던 책들, 기껏 한장 펼치고 난해함에 질려 덮어 버린 책들, 그러한 모든 책이 비유와 상징으로 너무나 쉽게 다가온다!!' 그 달콤한 말에 넘어가 난 책장을 펼친다.

책장을 펼치자마자 나를 맞이한 '한눈에 파악되는 철학의 흐름'은 나를 고등학교 윤리시간으로 데려다 놓았더랬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데카르트, 베이컨, 칸트, 헤겔 등등의 많은 인물들과 그 인물들의 사상을 윤리시간 열심히 외웠던 기억이 난다. 그랬다. 윤리선생님의 정성이 가득담긴 계보같은 철학자들의 사상을 정리한 프린트물을 들고 달달 외웠던 기억, "열심히 해라. 이거 시험문제 범위다"라는 이 말 한마디에 그저 입 꼭 다물고 달달 외웠던 기억. 그래서였을까? 철학이라는 것이 웬지 더 고리타분하고 어렵다는 편견에 똘똘 뭉치게 된것은.

당시엔 그랬다. 그 사상을 이해한다기 보다는 시험에 나오니까 외울 수 밖에 없었던. 그래서 첫장을 펼치고 나를 맞이한 '한눈에 파악되는 철학의 흐름'을 보자, 헉 이라는 소리가 새어나왔더랬다. 그러나, 머리말의 저자의 글을 읽으면서 내 눈은 빛나기 시작했다. 저자는 말했다. "어려운 책들을 쉽게 풀어봤으면 좋겠다.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것을 통해 설명할 수는 없을까? 장난처럼 든 생각이 계기가 되어 이렇게 책을 내게 됐는데 무엇보다 바라는 것은 누구에게나 쉽게 다가갈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다"

책을 덮은 나는 말한다. "흐흐..저자님, 감사합니다."

책을 살펴보면서 정말 참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보라.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을 막걸리로 풀어 설명하고, 플라톤의 향연을 여성모델로 빗대어 설명해준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은 어떤가. 맛있는 라면으로 설명해주고, 내가 좋아하는 애완동물로는 헤겔의 정신현상학을 설명해주니. 캬~책이 술술 넘어간다.

이렇게 맛있어도 되는거야? 것도 철학책이 말이다. 이 책에는 어렵고 따분하게 여겼던 사상, 철학 등을 일상적인것, 우리가 쉽게 접해볼 수 있는 것들과 빗대어 설명해 준다. 책속에서 만난 32편의 이야기는 그래서 머릿속에 더 팍팍 꽂힌다.

처음 걱정했던 마음은 어느새 즐거운 마음으로 변하여, 철학과의 만남을 은근히 즐기고 있는 나와 대면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했다. "아~진작에 나왔더라면", "이 책을 윤리선생님이 한번 봐야 되는데 말이야"라고. 그랬다면 학생들이 그저 암기식 위주의 고리타분한 철학사상을 달달 외우느라 머리통을 부여잡는 사태를 면하게 할 수도 있었을텐데 말이다.

무엇보다 쉽게 이해할수 있어 좋았던 책이다. 물론, 32편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고, 그 철학이나 사상을 자연스럽게 해석하고 있지만, 그 철학이나 사상을 좀 더 깊이있게 다뤄보기 위해서는 직접 책들을 접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플라톤의 <향연>,단테의 <신곡>, 데카르트의 <방법서설>등등의 제목을 마주할때 처음에는 회피하고만 싶고 외면하고만 싶었었는데, 이제는 읽고 싶어지기까지 한다. 어느 책부터 손을 대야 하나? 의미가 불끈 솟는다고나 할까?

이 책으로 철학이나 사상을 온전히 이해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철학' 그러면 고개를 도리 도리 흔들던 내가, 눈을 빤짝이게 될 수 있었다는 것! 그것 하나만으로도 큰 성과가 아닐까 싶다. 철학이나 사상이 어렵고 따분해 멀게만 느껴지는 이들, 그러나 그 철학이나 사상을 이해해 보고 싶었던 분, 더불어 난해함으로 손대지 못했던 작품과의 떨리는 만남을 원하시는 분들이라면 감히 이 책을 권한다.


재미있고 맛깔나는 철학과 사상, 소설들이 나만의 철학으로 머릿속에 와 박힐 것이다. 비유와 상징으로 풀어, 재미있게 와 닿았던 철학과의 조우, 참으로 즐거운 시간이었다.
 
by 북카페 책과 콩나무-별이(rubiya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