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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여성의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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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 초기에는 늘 드라이한 단정한 머리에 콘택트렌즈를 끼고, 깔끔하게 정장을 차려입고 반짝반짝 광이 나는 구두를 또각또각거리며 출근하던 나였다. 허리를 곧게 세우고 어깨는 늘 쫙~당당하게 펴고 다녔다.

하지만 입사한 지 채 2년도 되지 않은 지금의 나는, 운동화에 청바지, 아침에 손에 닿는 대로 아무 옷이나 걸쳐 입고(회사에 와서 갈아입음;;) 젖은 머리로 출근해서 자연풍에 말리고, 제대로 닦지 않은 뿔테안경을 쓰고 출근하고 있다. 자세도 구부정하게 아무렇게나 몸을 구기고 의자에 앉아 모니터를 향해 나도 모르게 인상을 쓰며 기선제압을 한다.

<여성의 품격> - 제목은 물론이거니와, 예쁜 일러스트로 장식된 표지가 인상적이었다. 아니, 인상적이라는 말로는 부족하다. 뭔가 지금의 내 모습, 흐트러진 이 모습이 살짝 부끄러워졌다고나 할까? 하지만 '뭐 어때? 완벽한 사람이 아니니까 이런 책을 보고 배워가는 거 아니겠어?'라는 지극히 단순한 생각에, 조금은 설레고 기대 가득한 마음으로 이 책을 펼쳤다.

이 책은 높은 품격을 갖추기 위해 매너 / 말과 말투 / 옷차림 / 생활 / 인간관계 / 행동 / 삶의 방식 등 다양한 방면에 걸쳐 지켜야 할 생활법칙들을 제시하고 있다. 각 챕터 속에 있는 생활법칙들은 3페이지 정도의 짧은 분량으로, 읽기에 전혀 부담이 없다. 가벼운 마음으로 즐겁게 쭉 읽어가다보니 어떤 영역에서는 책 속에서의 법칙을 많이 지키고 있었으나,  어떤 부분은 부끄러울 정도로 어기고 있는게 많았다. 특히 <옷차림> 파트가 내겐 그랬다. 그중에서 Top 3를 뽑아보았다.

1. 바른 자세를 유지하라

한 문장, 한 문장 모두가 내 마음을 쿡쿡 찔렀다. 건강에 좋은 것은 물론이고, 좋은 인상을 주는데도 필수적인 바른 자세. 다음의 문장을 늘 기억하려고 한다.

고.개.를.들.고.가.슴.을.활.짝.펴.고.허.리.를.세.우.자.

2. 군살을 용납하지 마라

입사 후 계속 먹고 앉아있고 하다보니 어쩔 수 없이(?) 하복부에 살이 조금씩 붙기 시작했다. '언젠가는 멈추겠지'하고 수수방관하고 있었더니 가랑비에 옷 젖듯 끊임없이 군살이 붙었다. 운동을 귀찮아하는데다가 맛있는 음식들을 워낙 좋아하다보니, 당연한 결과였다. 주변 사람들은 '그래도 먹는 것에 비해서는 정말 안 찌는 편'이라고, '키가 커서 조금 살 쪄도 괜찮다'며 위로하곤 하지만, 이제는 나도 좀 노력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책에서는 식욕에 휘둘리지 말고, 일상생활에서 운동을 습관화-어떤 회장은 14층까지 계단을 걸어 올라간다고 한다;;-하라고 한다. 가만 있자, 우리집은 8층, 회사 사무실은 4층이니..아직 집은 무리고, 사무실에 갈 때만이라도 걸어다니련다. 당장 오늘부터!

3. 머리 손질은 화장의 기본

며칠 전에 신혼집에 놀러오신 울 엄마, 잔뜩 어질러놓은 집안 꼬라지에 한번 놀라고, 퇴근 후 내 머리를 보고 두번 놀라셨다. 지금 내 머리는 어깨에 살짝 닿는 길이로, 풀자니 지저분하고 묶으면 깡총한게 어딘가 웃기다(회사에 한번 머리묶고 갔다가 '새댁머리'라는 놀림 아닌 놀림을 받았다는;;). 헤어스타일은 자기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인상에 큰 영향을 끼친다다던데... 그래서 결심했다. 이번 주말에는 파마를 하러 가야지. 신랑 손잡고 미용실에 가서 신랑 머리도 깔끔하게 다듬어줘야지.

쓰다보니 여성의 품격 중에서도 외양에 대한 부분을 많이 언급하게 된 것 같다. 늘 '마음이 제일 중요하지'라는 핑계를 대며 겉모습에 신경쓰지 않았지만, 생각해보니 내면의 품격을 제대로 판단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 그래서 우리들은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외모 뿐 아니라 행동, 자세 등등)으로 상대방의 품격을 판단하곤 한다. 반듯한 겉모습은 내면에도 영향을 준다는 것을 기억하고, 지금부터라도 습관적으로 자세를 바로 하고 내 모습이 단정한 지 점검해야겠다.

마지막으로 나만의 <여성의 품격> 독서법을 소개하며 이 글을 마치고자 한다.

1. 책을 한번 쭉 읽으며 현재 내가 잘 지키고 있는 법칙들을 체크한다.
2. 체크된 항목이 가장 적은 챕터를 골라낸다.
3. 그 챕터 중에서 자신에게 가장 시급한 것 하나를 골라 실천하기 시작한다.
4. 습관이 들면, 이번에는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을 것 같은 법칙을 골라 실천한다.
5. 2~3개월에 한번씩 다시 읽고 1~4번의 과정을 반복하여, 여성의 품격을 높여주는 생활법칙들을 차근차근 내 것으로 만들어 간다.


by 북카페 책과 콩나무-노란지붕(realj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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