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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우뇌 좌뇌 리더십

 

우뇌 좌뇌 리더십

메리 루 데코스터드 지음 | 권오열 옮김
마젤란 2009.09.28
펑점

저자의 주장은 간단하다. 뇌는 완벽한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것이다. 뇌의 기능과 비즈니스 구조와의 유비성을 강조하는 저자의 발상이 흥미롭다. 뇌는 좌뇌와 우뇌의 협력체제로 구성된 하나의 완벽한 시스템이다. 따라서 리더가 뇌에 대해 알고 있는 실용적 지식은 비즈니스에 대한 실용적 지식으로 직결된다. 리더는 뇌에 대한 지식을 통해서 두뇌혁신행동을 시도할 수 있으며, 동시에 사업조직의 시스템과 기능의 특성을 더 잘 파악할 수 있다. 이런 논리에 근거하여 저자는 우뇌좌뇌 리더십 모델을 개발했다.

모델의 명칭만 들으면 얼핏 우뇌형 인간은 창조적 인간형이고 좌뇌형 인간은 분석형 인간형이라는 식의 대중담론이 연상된다. 하지만 저자의 논점은 뇌의 우반구와 좌반구의 기능과 협업을 강조할 뿐이다. 일반적으로 우뇌는 직관적이고, 감정적인 사고를 관장하며, 상상력의 원천이고 비언어적이며 전체론적이다. 반면에 좌뇌는 정연하고 계량적이며 논리적이고 현실적이고 실제적이다. 쉽게 말하면 좌뇌는 나무를 보고 우뇌는 숲을 본다. 물론 이런 단순한 표현이 오해를 살 수 있어 이런 어법에 알레르기를 보이는 이도 있지만, 1960년대 로저 스퍼리의 연구팀이 우반구와 좌반구의 각기 다른 기능을 발견한 이래로 어느 정도 보편적인 설로 받아들여졌다. 내가 보기에 저자의 좌뇌 모델은 기존의 파워 경영법과 강한 리더십과 닮았고, 우뇌 모델은 감성 경영법과 부드러운 리더십과 비슷하다.

좌뇌우뇌의 기능에 비춰보면 아무래도 저자는 좌뇌 성향이 강한 것 같다. 그의 리더십 모델은 너무 많은 분류와 세세한 구분이 오히려 흠이 된다. 모두 100개의 내용 카테고리로 구성되어 있는데 마치 연구원들이 리더십 관련서적을 내용분석법으로 연구하기 위해 만든 인위적인 범주들 같다. 핵심은 이상적인 리더가 마땅히 갖추어야 할 리더십 유형 10가지다. 이는 다시 우뇌 능력군(전략, 혁신, 변혁, 흡인), 좌뇌 능력군(조직화 능력, 표현력, 인격, 주창적 태도), 지원 능력군(회복력, 정치력)으로 구분된다. 10가지 리더십 유형은 각각 그 특징을 설명하는 10개의 하부목록이 존재한다. 가령 대표적인 우뇌 능력인 「흡인 리더십」을 예로 들면 다음과 같은 특성이 열거된다. 탐구적이다, 잘 듣는다, 정중하다, 반응이 빠르다, 포용력이 있다, 협력적이다, 공감한다, 권한을 부여한다, 카리스마가 있다, 동기를 유발한다. 좌뇌 능력인 「표현 리더십」을 예로 들면 준비되어 있다, 명확하게 표현한다, 일관성이 있다, 간결하다, 박식하다, 기품이 있다, 열정적이다, 호감을 느끼게 한다, 설득력이 있다, 재미있다 등이다. 이런 100개의 카테고리들이 확실히 서로 차별화되는가, 의미상 서로 겹치는 부분이 있지 않은가라는 의문이 강하게 든다. 아쉽게도 저자는 카테고리의 유효성에 대해 근거있는 설명을 제시하지 않는다.

우뇌좌뇌 리더십 모델을 쉽게 이해시키기 위한 경험사례로 안젤라, 켄, 매디슨, 피터의 리더십문제가 논의된다. 한 사람당 10개의 리더십 특성평가표가 작성되기에 네 명의 리더에 대한 평가표는 도합 40개여야 한다. 그러나 책은 단지 12개의 특성평가표만 제시할 뿐이다. 사례의 정보가 구체적이지 못하고 불충분한 점을 떠나서 네 명의 리더십 비교가 불가능하고 그 장단점도 따져볼 수가 없다. 너무 이론적인 구분에만 치우친 저자의 리더십 모델이 과연 리더십 계발과 평가에 있어서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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