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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이지연과 이지연

 




이지연과 이지연
안은영
P당

재미있는 설정이라고 생각했다..
'27살의 이지연'과 '34살의 이지연'..
사랑밖에 모르는 '절대 사랑주의자'와 사랑보다 일이 편해진 '사랑 기피주의자'..

또한 이 책은 내가 제테크에 처음 관심 가질 쯤에 만난 베스트셀러, '여자 생활 백과'의 저자인 안은영씨가 처음 쓴 칙릿 소설이기도 하다..

동명이인인 이 두명의 이지연의 모습에서 얼마만큼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의 모습을 찾을수 있을지..기대했었다..

아니 그렇게 광범위하게 이야기 할 필요도 없다..

사실은 스물 일곱과 서른 넷의 사이에 낀 내가 지나왔고, 겪어야 할 어떤 공통 분모를 찾기를 바랬었다..

게다가 '여자들이 원하는 로.맨.스의 모든 것'이라는 부제도 한 몫 단단히 했던거다.. 

원래 나란 사람이 빙빙 돌려서 말하는 걸 싫어하니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솔직히 기대만큼 썩 좋지는 못했다..

안은영씨는 첫소설이라 많이 부족해서 죄송하고 면목없다고 작가의 말에서 미리 밝히며 관대하게 봐주신다면 계속 쓸 생각이라고 했다..

하지만 순전히 독자의 입장에서 보면, 이 작품 이거 하나만 떨어트리고 보기는 참 힘들지 않을까 싶다.. 그러니까 내 말은 여자 생활 백서가 먹혔듯 그 시대의 유행 키워드를 타고 선두를 달렸더라면 그 어느 비교 대상도 없어 좋았겠지만 이미 조금은 식상해진 칫릭으로는 대단한 모험이 될수밖에는 없기 때문이다.

나역시 칙릿을 많이도 읽었다.. 그렇기에 뒤늦게 막차 탄 안은영씨의 이 소설은 그동안 내 머릿속에 차곡차곡 쌓여간 다른 여타 칙릿들과 당연 비교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이었다..

그래서 더욱 어중간한 것이다..

'섹스앤더시티'에서처럼 말 잘 통하는 게이의 이성 친구가 있다는 설정도 약간 진부했고<게다가 같이 있을때 다른 사람이 애인으로 오해해도 절대 손색없을만치 잘 나가는 게다가 잘 생기기까지 한 게이이다!!>, 책속 문체도 '달콤한 나의 도시'의 톡톡 튀는 감각하고도 좀 비교가 됐고, '쿨하게 한걸음'의 캐릭터처럼 현실적이지도 못했다.. 

그래서 읽기 쉽게 쓰여진 책이었음에도 생각만큼 진도가 잘 나가지 않았던듯하다..

그리고 여자들이 원하는 로맨스의 모든것이란 부제도 부적절해 보였다.. <여기서부터 스포일러..>

결혼까지 생각하며 철썩같이 믿고 있던 애인의 바람 피는 현장을 목격한 스물 일곱의 이지현, 오랜만에 가슴 설레이며 맞이한 연애의 주인공에게 결혼할 조신하고 어린 여자가 따로 있었다는 걸 알게된 서른 넷의 이지현..

그야말로 뒷통수 맞는 이야기들이다..

아... 정신이 번쩍 들게 하는 상황인데 감정이입이 전혀 안되고 있는 나로서는 그냥 강건너 불구경하는 심정일 수 밖에는 없었다..

여기서 고려해야 할 것은.. 나는 참 감정 이입이 잘 되는 타입이라는거다..

주인공의 가슴이 찢어질 쯔음 되면, 그게 잘 된 소설이었다면, 나역시도 눈물을 한바가지는 이미 흘리고 있어야 맞는거다.. ^^;;

물론 그 아픔의 과정을 극복해가는 과정에 잠깐의 로맨스 비스끄름한 것이 한번 나오긴 하지만 그것 역시 그다지 내 가슴을 설레게 하지 못했다..

원래는 좀 다듬어서 완곡하게 쓰고 싶었지만 쓰다보니 또 너무 솔직한 서평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이 책 서평을 쭈~욱 둘러보니 다들 칭찬 일색이니 나같은 사람도 있어야지 서평을 읽고 선택하는 독자에게 양쪽의 균형적인 정보를 줄 수 있을거라 변명하면서 마칠까 한다.. 

아참참.. 이 책 다 읽고나면 조금 씁쓸하다..

책의 설정 자체가 여자의 나이에 따른 구분이다 보니 이제는 결코 '어린 여자'가 아닌 나의 입장에서는 짜증나는 부분도 있었지만, 책을 쓰신 안은영씨가 나보다 나이가 많은거 같으니 이해하고 넘어가기로 했다.. ^^;

'방치하는 노안녀'가 아닌 '관리하는 동안녀'가 되기 위해서 오늘부터 운동을 결코 빠지지 않겠다고 결심하게 해준것은 참 고맙다..

by 북카페 책과 콩나무 - 꽁(kkkong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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