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서평]

지갑을 여는 힘 바잉트랜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지갑을 여는 힘 바잉트랜스
조 비테일 지음 | 이미숙 옮김
비즈니스맵

물건을 구매하기 위해 상점에 들르면 처음에 예정했던 예산을 초과하게 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상점에 들어가면 곧바로 점원이 달라붙어 이렇게 물어본다. '뭘 찾으시나요?' 이 질문에 대답하면 그 때부터 뭔가에 홀린 것처럼 점원의 이야기를 귀기울여 듣다가 딱히 고사양의 제품이 필요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값비싼 고사양 제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물건을 구입하고 난 후에 '이런건 사실 필요없는데- 괜히 너무 욕심냈나?'하는 생각이 들 때면 꼭 이러한 질문을 하게 된다. 사람들로 하여금 지갑을 열게 만드는 힘은 어디에 있을까?

 『지갑을 여는 힘 바잉트랜스』의 저자는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최면'에서 찾고 있다. 저자는 사람들은 모두 트랜스에 빠져있다고 말한다. 상대방이 어떠한 트랜스를 가지고 있는지만 알 수 있다면 그 사람의 트랜스를 이용해 물건을 판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나는 이 책을 읽기 전부터 트랜스 상태에 빠져있었다. 평소 마케팅에 대해 배우면서 '소비자로 하여금 물건을 사게 만드는 전략'의 존재를 믿어왔기 때문이다. 즉, '구매충동을 유도하는 방법은 분명히 있어.'라는 트랜스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저자의 말은 내 귀에 너무도 달게 느껴졌다.

 실제로 사람들은 어떠한 형태로든 트랜스에 빠져있다. '아무도 나를 설득할 수는 없어'라거나, '이러한 제품은 품질이 좋아야 돼'라는 식의 어떠한 것으로라도 트랜스를 가지고 있다. 상대방의 트랜스를 존중해 주고, 이를 공감해 주고, 그의 트랜스에 걸맞는 제품을 소개한다라면 과연 그 제품을 구매하지 않을 수 있을까?

 사람들의 바잉트랜스로 유도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위에서도 살짝 언급했지만, '상대방의 트랜스를 파악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상대방이 '휴대폰은 전화와 MP3 기능만 있으면 돼'라는 트랜스를 갖고 있다고 한다면, 그런 트랜스를 가진 사람에게 DMB, 카메라 등의 기능이 있는 제품을 권한다 한들 과연 팔 수 있는 확률이 얼마나 될까? 아마 이러한 사람에게는 음질이 좋은 MP3가 달린  폰들을 사라고 권하는 것이 더 잘 팔릴 것이다.

 상대방의 트랜스가 파악이 되었다면 그 트랜스를 바잉트랜스로 유도해야 한다. 이전까지의 트랜스는 단지 'MP3가 있는 휴대폰이 좋은 폰이다'는 것이었다면 이제 'MP3의 음질이 더 좋은 휴대폰을 사고싶다'는 트랜스를 갖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잉트랜스다. 사람들을 바잉트랜스로 유도할 때에는 가장 먼저 상대방의 트랜스를 인정해야 한다. '아니오, 요즘은 DMB도 있는 폰을 써야합니다. MP3 기능만 달린 폰을 쓰다니요!'라고 말한다면 상대는 절대로 바잉트랜스로 유도될 수 없다. 그의 트랜스를 인정한 후에, 그가 가지고 있는 욕구를 자극해 준다면 그는 분명 바잉트랜스 상태가 될 것이다.

 바잉트랜스로 유도한다는 것은 정확히 무얼 말하는 것일까? 저자는 클래식 CD의 판매를 예로 들고 있다. "이제 막 퇴근하셨나요?"라는 문구로 시작하는 세일즈 레터를 보낸다. 아마도 퇴근해서 메일을 읽는 사람들은 피곤할 것이다. "이제 막 퇴근했으니 분명 너무 피곤해서 이 글을 휴지통에 던져버리고 싶으시겠지요. 하지만 1초만 참으세요"라고 말한다. 이는 상대방의 '이제 막 퇴근해서 너무 피곤하다'는 트랜스를 인정해 준 것이다. 그런 후에 바잉트랜스로 유도하는데 저자는 다음과 같이 쓰고있다. "마음을 달래주고 치유해주며 긴장을 풀어주는 음악으로 정신을 충만하게 채울 CD를 틀었다고 상상해보세요.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날아다닐 수 있는 천상의 음악-." 사람들은 막 퇴근해서 지쳐있을 때 마음을 달래주는 음악을 듣는다면 좋을 것이라 생각해서 CD를 구입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바잉트랜스로의 유도다.

 그렇다면 실제로 다양한 상황에서 상대를 '바잉트랜스'로 유도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이는 사실상 스킬의 문제다. 아무리 위의 3단계(상대방의 트랜스의 발견→트랜스를 인정→바잉트랜스로 유도)를 잘 이해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실제 사람들과의 대면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말을 잘 해야 한다.

 책의 2/3가량은 사실 이 스킬에 대한 것이다. 저자는 광고메일, 인터넷 광고, 대면상황 등등에서 상대방을 바잉트랜스로 유도하는 방법을 자세하게 설명한다. 읽으면서 정말 머리를 탁 칠 수 밖에 없는 명쾌한 해답들이 이 책에 있다고 확신하게 되었다. 책이 쉽게 쓰여졌다지만 사실 쉽게 설렁설렁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쉬운 책은 아니다. 다만, 영업관련된 일을 한다면 혹은 사람의 구매심리 등에 대해 알고 싶다면 시간을 들여서 천천히 읽어볼만큼 참 좋은 책인 것 같다.  

<밑줄긋기>

● 성장사고방식은 에너지, 초점, 시간, 결단이 충분하면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능력에는 한계가 없어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p. 21)

● 나는 아직도 실수를 저지르고 계속 배운다. 내가 팔고 싶은 것이나 나 자신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추어야 그들을 바잉트랜스로 유도할 수 있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되새긴다.(p. 95)

● 밀턴 에릭슨의 3단계 과정/ 1) 치료사는 의뢰인의 현재 내적 상태와 세계관에 관해 이야기 할 때 그의 저항 행동이나 인식을 커뮤니케이션의 당연한 과정으로 수용하고 인정해야 한다./ 2) 치료사는 의뢰인의 저항 행동이나 인식을 치료의 귀중한 잠재적 자원으로 생각해야 한다./ 3) 치료사는 자신이 그의 저항 행동이나 인식을 수용하고 인정한다는 사실을 의뢰인에게 현명하게 전달해야 한다.(p. 112)

● 휠러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10초 내에 상대의 관심을 끌어야 합니다. 이 10초라는 짧은 시간 내에 중대한 메시지를 전달하지 못하면 가망고객은 비록 육체적으로는 여러분과 같이 있을지 모르지만 정신적으로 여러분을 떠날 것입니다.(p. 120)

● 헤드라인은 핵심고객의 관심을 끌고, 그들이 관심을 가질 혜택을 약속해야 한다.(p. 134)

● 부정적인 단어를 이용하면 상대가 명력, 생각, 요구를 명확히 기억하지만 그렇다고 말하는 사람이 원하는 특정한 방식으로 행동하지는 않는다.(p. 161)

● 예컨대 "지금 당장 이 자동차를 사지는 마세요"라고 말하면 상대는 이 이상한 말 때문에 바잉트랜스에서 깨어날 것이다. 반면 "제가 고객님의 질문에 모두 답변하기 전까지 절대 이 차를 사지 마세요"라는 말은 상대가 듣고 싶어 하는 말과 비슷할 뿐 아니라 결국 판매가 성사될 것이라고 가정한다는 의미를 담고있다.(p. 162)

● "사람들은 자신의 꿈을 격려하고, 실패를 정당화하고, 공포를 잠재우고, 의심에 동조하고, 적에게 돌을 던지도록 돕는 사람을 위해서라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p. 204)

● 인간관계를 맺은 '기간'은 인간관계의 '깊이'와 비례하지 않는다. 인간관계는 대화를 나눈 시간이 아니라 가장 절실한 욕구의 성취를 바탕으로 깊어진다.(p. 213)

by 북카페 책과 콩나무 - 깜찍라엘(rael1228)